외부유입·가정용 방생 영향
음식·배설물 수질오염 원인
산소 모자라 집단폐사 우려


인천 서구 청라 중앙호수에 수중생물들이 늘어나면서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고기 등의 비린내나 배설물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각종 악취는 물론, 관광객들이 호수에 사는 생물에게 빵이나 과자 부스러기 등의 먹이를 주는 것도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청라 중앙호수에는 전에 없던 송사리류의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 LH와 공사 업체들은 한강 물을 유입할 때 물고기 알이 옮겨져 부화하거나, 수량을 조절하기 위해 수문을 열면서 자연스럽게 물고기 등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들이 가정에서 키우던 잉어 등 민물고기나 자라, 거북이 등을 호수에 풀어 놓으면서 수중생물의 종과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초 이 호수에서 번식력이 강하고 생태계 포식자로 알려진 붉은귀거북이 발견되기도 했다.

중앙호수에 수중생물이 늘고 있는데 대해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주민은 “호수에서 물고기나 여러 종류의 수중 생물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생태계 파괴 주범으로 알려진 베스나 붉은귀거북 등이 대거 유입되면 물고기 폐사 등으로 인한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수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상태에서 일조량이 많아지면 영양분 과다 공급으로 녹조류가 늘고 용존산소(물속에 녹아 있는 분자형태의 산소)가 부족해진다”며 “낮에 엽록소가 광합성을 하면 밤과 새벽에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해 수중 생물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집단 폐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용존산소가 없으면 미생물 외의 생물은 사라지고 황화수소 등의 냄새가 나는 독가스가 발생한다.

중앙호수는 관광용 배를 운항시킬 목적으로 조성한 만큼 처음부터 수중생물에 대한 생태계 조성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수질정화시스템도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상수 원수 정화방식을 택한 것이다. 앞으로 수중 생물들이 늘어나면 배설물을 응집시켜 가라앉히는 약품 사용 등 수질정화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연구원 관계자는 “수중 생물이 늘어나면 호숫물 강제순환을 평소보다 자주 시켜야 하고, 폐사 물고기 등 오염물질은 즉시 제거해야 한다”며 “오염현상이 장기화하면 악취는 물론 모기 등 해충 발생에 따른 2차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