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명품 잘 팔리는 이유는
부유층 수요가 많기 때문
소비 고르게 증가 시키려면
중산층 소비지원·세금감면 정책과
40·50대 안정적 직업보장 등
정부차원의 대책 필요


경기가 불황인데도 고가의 명품들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불경기에도 명품이 잘 팔리는 이유는 명품에 대한 가격이 비싸도 그것을 선호하는 부유층의 수요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값비싼 명품들은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부유층에게는 오히려 명품일수록 가격이 비싸고 희소성이 있어야 잘 팔린다.

이러한 현상의 예로 경제학에서는 베블렌 효과와 백로효과를 들 수 있다. 베블렌 효과는 비싸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고 백로효과는 남이 사면 나는 안 사겠다는 현상으로 속물효과라고도 한다. 두 가지 개념의 차이점으로는 베블렌 효과는 가격이 비싸고 이름이 알려진 명품이 자신을 과시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를 하는 것이라면 백로효과는 자신은 남들보다 다르다는 점, 개성이 표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베블렌 효과의 사례를 보면 고가의 수입차가 최근 판매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캐나다 구스, 샤넬, 루이뷔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들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것이다.

2013년 세계 명품시장 연구보고서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13조원에 달했으며, 그중 한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판매액은 12조원이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명품 판매국 10위에 이르고 있다.

명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경제에 다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국민 전체의 소비가 최근 살아나고 있지 못한 것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경제 전체 소비가 증가하기 위해서는 양극화가 줄어들고 중산층이 두터워져야 하며 이들의 소득이 견실하게 뒷받침되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소비도 활황을 띠게 될 것이다.

중산층의 개념은 그 기준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으나 OECD 분류법으로는 “한 나라의 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한 다음 중위소득의 소득을 가진 집단을 중산층이라고 한다. 중위수란 단순한 산술 평균이 아니라 한 명에서 100명까지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50번째 사람의 소득을 중위 값 소득이라고 한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중위 소득은 연간 4천608만원이라고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우리나라 가계 소득과 자산 분포의 특징’에 대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4259, 순자산 지니계수는 0.6014로 소득 불평등도와 자산 불평등도가 높은 편이다.

지니계수는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가를 보여주는 지수로, 0에서 1까지의 수치로 나타내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 불평등 심화의 이유 중 하나로 이 보고서에서는 순자산이 50대 이후의 노후에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는 급격히 자산과 소득이 줄어드는 노후 저소득층을 위해서 안정적인 소득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중위수에 해당하는 소득층에 대한 소비 지원 및 세금 감면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중산층이란 소득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생활의 여유, 여가생활, 자녀 교육 등의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중산층 소득에 해당하는 40·50대 연령층에 대한 안정적 직업 보장 방안, 대학 등록금 등 자녀 학비보조 확대, 중·장년층의 의료, 보건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치고 힘든 중산층 부모세대를 위해 국가,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스포츠 센터, 취미, 동호회 활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 평생 교육 기관을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지 정책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