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공여지를 도로개설에 필요해 되돌려 달라는 한국측 요청에 미군이 무리한 시설 이전비를 요구, 공사 개시 10년이 되도록 개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주한 미군은 국도 3호선 의정부시 구간 우회도로 개설공사에 편입되는 가릉1동 캠프 레드클라우드의 건물 등 시설 이전비로 23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도로개설로 이전해야할 시설은 통신대와 수송대 막사, 복지회관, 소방서, 유류저장고 등 크고 작은 26개 지장물이다.

시는 그러나 국내에서 도로공사 등 사업으로 철거하며 적용하는 보상비와 차이가 크고 예산부담이 많아 최대 70억원을 지불할 수 있다며 미군측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미군은 미군이 지정하고 의정부시가 비용을 지불한 미국인 용역회사에 의한 시설이전 타당성조사 결과를 근거로 23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우회도로에 편입되는 미군 기지는 기존 도로와 접한 길이 1천94ｍ, 너비 40ｍ, 면적 5천698평으로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설치될 때 한국이 미군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공여지 26만8천평의 일부다. 1993년 착공한 의정부시 국도 3호선 우회도로 개설 예정지는 녹양동 17호 광장∼호원동 서울시계의 8.3㎞ 구간으로 이 가운데 서울시계∼경민광장 등 7.2㎞는 개통했으나 캠프 레드클라우드 구간 1.1㎞가 개통이 되지 않아 지금까지 통행 차량이 심한 체증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토지매입비를 포함한 8.3㎞의 도로개설 사업비가 모두 1천800억원인데 공여지라 토지 매입을 하지 않는 1.1㎞의 미군 시설이전비에 230억원을 달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며 “우리가 직접 시설을 해줘도 이만큼은 들지 않을 것 같아 이전비에 대한 협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