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마냥 꽃놀이를 즐기기에는 보이지 않는 애환이 너무 크다. 봄꽃과 함께 찾아오는 봄비가 예년보다 부쩍 줄어 한강수계에 내린 강우는 고작 831㎜로 평년 절반 수준이며, 경기 북부지역은 15년 만에 찾아온 최대 가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가뭄에 대한 기사가 실리고 있으나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잘 체감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생활용수 및 농·공업용수의 부족보다 더 우려되는 문제는 남아있는 물의 수질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수원의 유기물 농도가 증가하면 조류번식 등 수질문제가 생길 수 있고, 팔당호가 수도권 2천만여명의 식수원으로 다른 대체 상수원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다행히 K-water수도권지역본부는 가뭄에 따른 상수원 수질저하 문제를 지난 2008년부터 도입을 시작한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고도정수처리란 기존 정수장에서 사용 중인 침전과 여과공정 외에 오존이나 자외선 같은 강력한 산화공정과 미량물질까지 흡착해 제거할 수 있는, 활성탄공정이 추가된 최신 공법이다.
고도정수처리가 적용되면 상수원에 녹조가 발생해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혹은 인체에 다소 해로운 물질이 정수장에 유입되더라도 정수처리 과정에서 거의 100% 제거할 수 있으며, 수돗물에 사용하는 소독약 사용량도 줄여 물맛을 더 좋게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현재 K-water수도권본부에서는 성남, 고양, 안산지역에 이미 고도처리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6년까지 모든 고도정수처리 공사를 완료해 국민에게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water 내부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3월에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한강수계를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서울, 인천, 경기도 지자체 수도업무 담당자 100여명이 참석해 K-water의 선진화된 고도정수처리 운영 비결을 전파하기도 했다.
특히 K-water는 각 정수장에서 생산 및 공급하는 수돗물에 대해 매년 250항목에 달하는 수질검사를 함으로써 철저히 안전하고 믿을 만한 수돗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거점별로 ‘먹는 물 수질검사소’를 보유함으로써 상시 수질변화에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매년 ‘국제비교 숙련도’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 능력을 인증받고 있다.
“수도꼭지를 틀면 깨끗한 물이 나온다.” 당연해 보이는 이 말이 현실화하기까지 저 멀리 팔당댐에서 취수된 원수가 최첨단 장비와 엄격한 수질검사를 거쳐 무려 수십~수백㎞의 수도관을 타고 경기도 각 가정에 전해진다. 5천만명 국민의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K-water의 5천명 직원은 오늘도 보람차게 뛰고 있다.
/김균동 K-water 수도권관리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