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착공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는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를 담은 투자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국내 제조업의 새로운 기반을 창출하는 투자를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의 해외투자는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아왔었다. 그런 면에서 삼성의 대규모 국내투자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가 과감하게 규제를 풀 경우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도 이번에 입증됐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투자를 선호하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규제 탓이다. 정부는 언제나 기업에게 고용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만 했을 뿐, 국내에 투자할 만한 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했다.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삼성전자가 보여준 셈이다.

이번 삼성의 투자 결정은 실적 악화 국면에서 과감하게 내린 결단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언제나 위기일 때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최고점을 찍은 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한계와 중국산 중저가 업체의 협공 등에 밀려 최근 영업이익이 급하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초 예정보다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겨 평택 라인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결국 이번 투자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노력이 각종 규제와 장애물을 뛰어넘은 사례로 꼽힌다.

이번 투자금액 15조6천억원은 단일 시설투자로는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다. 아울러 인프라와 설비건설과정에서 8만명, 반도체 설비가동과정에서 7만명 등 총 15만명 규모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4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대규모 투자 진행으로 반도체 매출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아울러 수원~기흥~화성~평택~아산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 IT 벨트도 구축됐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 3D NAND와 시스템 반도체를 근간으로 인텔을 넘어서는 종합 반도체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이제 반도체의 미래를 알려면 평택을 보면 된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평택에 통 큰 투자를 한 삼성전자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