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인근 도넘은 불법조업
하루평균 346척… 45% 증가
30t 수두룩 배 크기도 커져
올핸 연평도 몰려 피해 심각
北해역 머물다 게릴라 공습


서해 5도 특정해역의 꽃게조업이 시작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일 400척에 이르는 중국 선단이 이 해역의 꽃게를 싹쓸이해가면서 서해 5도서 어민들은 꽃게 구경도 못하고 있다며 깊은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12일 인천시 옹진군과 인천해양경비안전서 등에 따르면 꽃게 조업이 시작되고 지난달부터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중국 어선은 하루 평균 346척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45%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법 조업에 나서는 중국어선은 연평도 해역 인근 어장의 조업이 허용되는 4~5월과 9~10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꽃게 조업을 벌이는 우리 어민들은 올해 불법 조업을 펴는 중국어선의 무리도 많아졌고, 배의 크기도 커졌다고 말한다.

옹진군 연평면 어촌계 박태원 계장은 “지난해에는 5~10t 규모의 배들이 우리 해역에 출몰했는데 올해에는 30t이 넘는 배 150~200척이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무리를 지어 조업하고 있다”며 “중국 어선들은 저인망 쌍끌이 조업을 하기 때문에 바닷속 갯벌까지 다 헤집어 놓고 있어 우리 어민들은 꽃게를 잡을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부분 대청도나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이 올해는 해경의 단속을 피해 NLL과 가까운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으로 몰리면서 이 해역에서 우리 어민이 잡는 꽃게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우리 어민들이 어획해 옹진수협과 인천수협에 위탁판매한 꽃게는 47만여㎏에 달하지만 연평도 근해에서 잡은 꽃게는 거의 없다. 연평도 인근 해역이 중국 선단에 의한 피해가 가장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연평도의 한 어민은 “꽃게 양이 지난해보다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어떻게 아는지 (중국 어선들은) 북한 해역 쪽에 머물러 있다가 단속하는 해경이나 해군이 사라지면 귀신같이 내려와 꽃게를 싹쓸이하고 달아난다”고 한숨을 지었다.

해경에서도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경비함정을 3척에서 6척으로 증강해 배치하고, 기동전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어선들이 NLL을 오르내리면서 조업을 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NLL 넘어 북한 해역으로 갈 수 없는 우리 해군과 해경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우리 해역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을 나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