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흰 돈, 깨끗한 돈 더러운 돈, 목숨 뺏는 돈 목숨 살리는 돈 말고도 명예로운 돈과 불명예스런 돈도 있다. 그 명예로운 돈이 바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1억원이다. 본래의 뜻인 ‘우등생 사교클럽’이 아니라 불우이웃 또는 자선단체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하면 자동 가입된다는 그 아너 소사이어티 말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는 뭘까. dishonor 또는 disgrace society(불명예 망신 그룹)’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1억원이 검은 돈으로 밝혀지면 그는 그 멤버가 돼버린다. 1억원 가치가 명예 불명예로 확 갈리는 거다. 2007년 12월 출범한 아너 소사이어티는 그다음 해 회원이 6명이었던 게 지난해 가입자만 272명이었다고 했다. 방송인 현영, 배우 수애, 가수 현숙 인순이 소녀시대 윤아, 걸 그룹 수지, 축구선수 박지성 등도 가입했고 팝페라 가수 임형주는 지난달 800번째였다.

그저께 7.3의 지진이 또 났다는 가엾은 땅 네팔에도 스타들의 1억원 기부는 답지했다. 배우 김혜자와 송일국, 피겨 스케이팅 스타 김연아 등. 그들의 1억원 역시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금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 천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는 무려 500만 파운드(약 85억원)를 네팔에 기부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지가 지난 9일 보도했다. 1억원의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 피(fee)를 85배나 냈고 그래서 85배나 명예로운 인간임을 과시한 셈이다. 그는 2012년 소말리아 빈곤 아동들에게도 3천만달러(약 320억원)를 기부했다고 했다. 영어 dough는 가루 반죽, 굽지 않은 빵이지만 돈이라는 뜻도 있다. 그러니까 반죽을 익히기 전엔, 바꿔 말해 돈이란 쓰기 전엔 가치가 없다는 거다. 하지만 소시민들에게 1억원은 큰 돈이다.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이 ‘돈 먹었다, 뇌물 먹었다’는 거다. 돈맛, 돈독(毒), 돈벼락도…. 중국에선 더러운 놈, 역겨운 놈을 ‘취화(臭貨:처우후이)’라고 한다. ‘냄새나는 돈’이라는 뜻이다. 불명예로 더럽혀진 추명(醜名) 역시 ‘냄새나는 이름(臭名)’이라 하고…. 오늘 검찰에 불려가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1억원도 아닌 3천만원? 짧은 인생에 추명, 취명은 남기지 않고 떠나가는 게 개운할 게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