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제 50회 발명의 날을 맞아 독자들께 드리는 질문이다.
모두 위대한 발명품과 발명가이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한 차이점은 ‘배려와 조화’이다.
다이너마이트는 1876년 스웨덴의 노벨이 발명했다. 처음엔 채굴이나 건설산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이후 전쟁터에서 인명 살상에 쓰이며 사람들의 지탄을 받았다. 죄책감을 느낀 노벨은 유언을 통해 ‘노벨상’을 탄생시킨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발명한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다. 왜적과의 모든 싸움에서 승리해 위기에 빠진 국가와 백성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이너마이트와 거북선의 커다란 차이는 바로 배려이다.
불편함을 없애 기쁨을 주는 것이 발명이다. 그러나 편리만을 추구하다 오히려 큰 피해를 가져온 발명품이 많아졌다. 그래서 최근엔 나눔과 관용이 있는 유니버설 발명이나 지속가능 발명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발로 부는 호루라기’도 궂은 날 마스크도 못 쓴 채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지도하는 어머니를 위한 따뜻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우리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의 발명품도 모두 배려에서 탄생했다. 어려운 한자를 대신할 ‘한글’과 농사짓는 백성들을 위한 측우기, 혼천의, 앙부일구는 최고의 배려 발명품이다. 이중 이탈리아보다 200년 앞서 세계 최초로 측우기가 태어난 날이 오늘날 발명의 날이다. 세계 3대 디자인 대회(레드닷, iF, IDEA)를 휩쓴 김창덕, 홍영기의 ‘모두를 위한 화장실’(universal toilet)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문 열린 마음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역사적인 두 발명가인 에디슨과 스티브 잡스는 ‘조화’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누구나 인정하듯 1천 가지 이상의 특허를 가진 에디슨은 발명왕이다. 특히 전구의 발명이 없었다면 IT산업의 발전은 훨씬 뒤졌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에디슨은 스티브 잡스처럼 창조적인 리더십이 부족했다. 많은 연구소와 회사를 차렸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친한 친구와 회사를 운영하며 역할 갈등으로 갈라서는 등 리더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반면 우리 손안에 글로벌 세상을 안겨준 스티브 잡스는 위대한 발명가들이 가진 공통적인 악동(?) 스타일 외에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의 신념과 몰입은 구성원들에게 두려울 정도였지만 열정과 통찰력은 조직 전체에 공명 효과를 가져와 놀라운 성과와 자긍심으로 이어졌다.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이나 ‘태극기 휘날리며’ ‘장수상회’를 만든 강제규 감독도 대표적인 창조적인 리더로 꼽힌다. 이들은 한 장면을 찍을 때마다 스태프들은 물론 단역 배우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경청과 공유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미디어시대에는 이런 창조적 리더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발명교육 교사들이 대한민국학생창의력챔피언대회나 세계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의 양대 산맥인 OM(Odyssey of the Mind)과 DI(Destination Imagination)대회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7명이 팀을 이뤄 참가하기 때문에 개인의 창의성은 물론 남을 배려하는 팀워크가 절대 필요해 감히 도전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다.
창조적 리더십은 배려와 조화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남과 다른 창의성을 키우며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팀워크를 키울 수 있는 창조적인 융합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철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