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夫婦’도 한국에선 부부, 중국에선 ‘푸푸’, 일본에선 ‘후후’로 흥미롭다. 영어로는 ‘夫婦’ 같은 압축 표현이 불가능, ‘husband & wife’일 뿐이다. 일신동체(一身同體), 이신동심(二身同心) 같은 말도 영어 등 서양어로는 길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부부란 ‘살아서는 같은 방을 쓰고(生時同室) 죽으면 같은 무덤에 묻힌다(死後同穴→詩經엔 死則同穴)’고 했다. 함께 늙어 같은 무덤에 든다는 ‘해로동혈(偕老同穴)’도 비슷한 말이다. 요즘에야 화장해 뿌려지면 사후별리(死後別離)가 되지만…. 이상적인 부부상을 백낙천(白樂天)이 읊었다. 죽어서 ‘하늘을 나는 새가 되거든 비익조가 되고(在天願作比翼鳥) 나무가 되거든 두 가지가 연해 있는 나무가 되자(在地願爲連理枝)’고. 날개가 하나인 비익이라는 상상의 새는 두 마리가 합쳐져야 날 수 있고 뿌리가 다른 나무의 연리는 그 뻗은 가지가 닿아야 수리(樹理)가 통한다는 거다. 금슬(琴瑟)이라는 말 또한 멋지다.

‘부부의 날’이 오늘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고 해서 가정의 달 21일로 정했다는 거다. 그런데 둘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가 반쪽씩으로 줄어드는 수밖에 없지만, 영어 better half는 아내를 뜻하고 남편은 worse half(보다 나쁜 반쪽)란다. 이런 말이 무색할 만큼 가슴 뭉클한 부부애가 있다. 작년 5월 14일 일본 교토(京都)대 부속병원에선 40대 여성의 상한 왼쪽 폐에 남편의 오른쪽 폐 일부를 떼어 이식하는 수술을 한 것이다. 좌우의 폐를 반대로 생체이식 수술을 한 건 세계 최초라는 거다. 그만큼 어렵다고 집도의인 다테(伊達洋至) 교수는 말했다. 2010년 8월 독일에선 또 사회민주당(SPD)의 슈타인마이어(Steinmeier·54) 원내의장이 만성 신부전증인 아내에게 신장을 떼어줬다. 그야말로 피까지 나눈 부부애다.

하지만 부부가 내내 화합하기란 쉽지 않다. ‘밀년(蜜年)’도 아니고 겨우 ‘밀월(蜜月)’이라고 했다. 서로가 ‘보다 나은 반쪽’→2분의 1로 양보하고 용서, 화합하는 게 최선이다. 가정의 달 5월 끝 날(31일)은 ‘바다의 날’이다. 그 어떤 시냇물과 강물도 포용하는 바다처럼 서로가 드넓게 해량(海諒)하라고 누군가 5월 끝자락에 갖다 붙인 날이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