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송도에 아트센터를 건립, 세계적 공연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하 2층, 지상 7층에 모두 1천700여 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준공해 개관 준비가 끝나는 내년에 1단계로 개장할 계획이다. 그런데 1천400여 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와 박물관 등 2단계 사업은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추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획과 달리 콘서트홀의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바뀌어 인천시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2단계 사업비는 2천200억원 이상 소요되는데 현재로는 조달 방안이 없는 상태여서 콘서트홀만 우선 개관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리적 접근성, 대중교통 연계성이 없는 곳에 위치한 2천600억원짜리 콘서트홀은 빈껍데기 문화시설이 될 수도 있다. 시는 콘서트홀의 공연계획이나 운영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개관하게 될 경우 연간 운영비 200억원 이상을 인천시민들이 물어야 할 판이다.
송도아트센터는 건립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문제가 제기됐었다. 사업추진을 정명훈 개인의 명성에 의존하고 시작한데다 운영계획 수립도 정명훈의 친형과 가족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맡겨 파행을 자초한 점이다. 결국 친형 정명근씨는 수십억원의 용역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혐의로 구속 수감되고 정명훈은 사업에서 발을 뺐다.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송도 아트센터에 유치한다는 계획도 백지화되었다. 건축 외형 콘셉트나 내부 구조도 지휘자 정명훈에 맞추어 놓았는데 정작 주인공은 없어진 셈이다.
인천시가 이대로 문을 열 경우, 인천시 재정은 물론 인천문화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재정난을 겪고 있어 문화예술 지원을 사실상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단 역시 상당수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별도의 재정확보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아트센터’에 예산을 투입할 경우 기존 문화관련 예산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부실투성이 콘서트홀로 인해 지역 공연문화가 부실하게 운영될 공산이 크다. 인천시는 ‘아트센터 인천’ 건립 운영과 관련한 로드맵과 운영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마련하고 문화계와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개관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부실 투성이 ‘아트센터 인천’
입력 2015-05-2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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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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