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인 ‘유객’은 ‘遊客’이 아니라 ‘游客’이다. 원래 글자 뜻이야 遊는 ‘놀 유’자고 游는 ‘헤엄칠 유’자지만 중국어에서는 遊와 游를 같은 글자로 인정하되 실제로 쓰는 건 두 글자 중 游자 하나로 통일해 버린 것이다. 따라서 떠돈다는 뜻의 유람(遊覽)하다, 유동(遊動)하다, 주유천하(周遊天下) 따위의 遊자 대신 중국서는 모두 游자를 쓰고 있다. 떠도는 먼지라는 뜻의 ‘유진(游塵·여우천)’이나 ‘유세(游說·여우수이)’하다, ‘유목생활’의 遊자 역시 游자를 쓴다. 그러니까 중국인 관광객도 ‘遊客’이 아니라 ‘游客’이고 발음도 ‘유커’가 아니라 ‘여우커’다. 정확히는 ‘여우커’와 ‘요우커’의 중간 발음쯤 되지만 우리말로 정확히 표기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시위 데모대를 ‘유행(游行·여우싱)’이라 부르는 건 좀 안됐다. ‘노는 행렬’이라니! 컴퓨터 커서(cursor)도 ‘유표(游標·여우뱌오)’라고 부른다.

중국인 관광객이 그들 말투로 전 지구(全球)를 뒤덮고 있다. 우리 땅 서울, 제주도만 해도 그야말로 구름 같다. 그런데 정말로 입이 딱 벌어지는 규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있어 화제였다. 중국 복합기업체인 톈스그룹(天獅集團)이 창업 20주년 기념으로 무려 6천400명의 전 종업원을 몽땅 이 달 초 4박5일 프랑스 단체여행을 시켰다는 것이다. 그들이 파리와 프랑스 남부 관광지에 머무는 동안 칸(Cannes)과 모나코 사이의 79개 호텔 4천760개 객실이 예약됐고 투어 버스만도 146대가 동원되는 등 여행 경비로 1천500만달러(약 170억원)를 썼다는 게 프랑스 AFP통신을 인용한 CNN의 5월 12일자 뉴스였다. 그 거금을 재벌 리진위엔(李金元) 회장(마치 ‘이씨 김씨 원씨’ 같은 별난 이름의)이 몽땅 지불했고 게다가 6천400명 전 여행객에게 녹색 모자와 상의 유니폼까지 입혔다.

그 뉴스를 일본 정치권에서 들었던 것인가. 자민당 총무회장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2층씨’를 비롯한 3천명이 유화 제스처로 23일 중국을 방문했다. 우리 경기도도 그런 대규모 관광객과 방문단을 유치해 보면 어떨까. 그러기 위해선 관광지 개발과 기초 중국어가 필수다. 아내가 중국계인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만은 못할지라도….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