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저녁 부평지하상가에 중국관광객 700여명이 몰려들었다. 이날 약 2시간 동안의 단체쇼핑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중국관광객이 인천에서 체계적으로 쇼핑한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공항과 항구를 통해 중국관광객을 입국시키는 관문이지만 쇼핑과 관광의 혜택을 전혀 얻지 못해 왔다. 처음으로 중국 크루즈 단체 관광객의 쇼핑이 시작됐으니 인천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열린 셈이다. 이 단초를 잘 살려 중국관광객 유치에 대한 새로운 장을 열기 바란다.

이번 크루즈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동선(動線)을 보면 그들의 한국 체류시간은 대략 12시간 이내다. 이날 관광객의 경우, 오후 1시30분에 송도 신항에 입항한 후 바로 서울에 들러 관광을 한다. 저녁에 다시 크루즈를 타기 위해 인천으로 오는데, 그때 부평지하상가에 들른 것이다. 그들의 쇼핑 목적은 TV한류 스타들의 옷을 사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리 표현하면, TV에서 보던 한류 스타들의 상품을 사려는 것이 쇼핑의 최대 목적이다. 물론 그들의 구매 리스트에는 의류 외에도 액세서리와 귀금속도 포함돼 있었다.

중국관광객들이 인천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쇼핑 스토리를 주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중국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을 더욱 늘려야 한다. 중국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동력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한마디로 가까운 외국이기 때문일 것인데, 어느 국가든 소득이 더 커지면서 관광지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중국인들도 곧 유럽과 하와이 등으로 관심을 옮길 것으로 예측된다. 늦게나마 기회를 맞은 인천으로서는 크루즈 ‘요우커’의 방문은 단비와도 같다. 크루즈 중국관광객의 규모가 점진적으로 커질 전망이어서 다행이다. 올해만 해도 중국관광객을 위한 크루즈가 150편을 넘고 여행객 숫자도 30만명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천은 중국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늘려주는 것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환전소와 중국어 통역 등은 기본일 것이며, 향후 중국화폐를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늦은 기회를 살리려면 선제적 조치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인천이 중국관광객으로부터 실질적인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