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한 사업에 적극 나설 때입니다.”

박천응(42·목사)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소장은 계미년 새해의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주요 사업으로 이주노동자협동조합 창업과 자원봉사자 주인의식 제고, '코시안'(외국인과 한국인 결혼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기회 확충을 제시했다.

특히 이들이 한국에서 인권을 짓밟히지 않기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이들을 위한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사업추진에 나서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외국인노동자센터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정체성을 가지면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기반조성을 잘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 자국으로 돌아 갔을때 그 자본을 기반으로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립경제를 하지 못하면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 와 값싼 노동현장에 종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곳에서 번 돈의 일정액을 공동 출자하는 방식의 '이주노동자협동조합'을 창업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합은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 노동현장에서 번 돈과 기술 등을 투자하고 조합을 기반으로 귀국후 경제인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것이다.

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저축습관을 생활화하고 공동체 경제를 지향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인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버팀목)들의 주인의식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센터 자원봉사자들은 직장인이 70%로 외국인노동자들의 고충상담과 한글·컴퓨터교실 운영, 산재환자가 입원한 병원방문, 무료법률 상담 등을 도맡아 봉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소장은 “외국인노동자와 한국인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코시안'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교육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시안 자녀는 초등학교 과정은 아무런 문제없이 받을 수 있지만 중등교육 과정은 청강생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 교육혜택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 자녀의 교육기회 확충을 위한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2년 겨울 길거리에서 우연히 외국인노동자를 만난 일이 계기가 되어 10년째 외국인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하고 있는 박 소장은 “외국인노동자와의 삶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고 자신의 살아 온 인생역정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국경없는 마을'로 불려지는 안산시 원곡동에 거주하는 2만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 온 대변인이자 대부이며 약자의 울타리인 외국인노동자센터를 이끌고 있는 실천하는 성직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