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블링(nibbling)’이라는 것도 있다.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작은 것 하나를 더 받아 내는 기술이다. 큰 물건을 매입하기로 했을 때, 좀 치사한 방법이지만 작은 물건 하나를 덤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더 노련한 협상가일 경우, 난감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쪽에서 ‘카운터 니블링( Counter nibbling ) ’으로 맞대응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 말이다. “덤을 줄테니 이거 하나 더 사가라”하는 식이다.
‘벼랑 끝 전술’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책략이라면, ‘살라미(Salami) 전술’은 협상 과정에서 의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하기 위한 전술이다. 이탈리아의 소시지 살라미에서 따온 말로, 하나의 과제를 두고 부분별로 세분화해 쟁점화 함으로써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협상 전술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목표를 단숨에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최대한 잘게 나누어 차례로 각각에 대한 대가를 받아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해 나가는 전술이다. 다만 지지부진한 협상으로 화가 나고 울화 터지게 만드는게 큰 단점이다.
이번 공무원연금법 협상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살라미 전술’을 들고 나왔다. 연금법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다가, 느닷없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들고 나왔다. 그것도 세월호 조사 1과장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그 어느 협상 지침서에도 나오지 않는 이해 불가한 편법이다. 야당이 ‘발목잡기’를 ‘살라미 전술’로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법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다. 협상도 적당히 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이번 협상은 국민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수준 이하의 협상이었다.
/이영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