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의 딸을 둔 학부모 최모(49)씨는 최근 딸과 또래 아이들의 경악할 비행행위를 목격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2시, 집 나간 딸(중3)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발하는 시흥시 장현지구(시흥시 장곡동 소재)내의 한 교회 건물에서 딸아이 또래 3명, 남학생 3명과 어우러져 술에 취해 놀고 있었던 것. 딸과 친구들의 비행행위는 처음이 아니다.

며칠 전 딸이 집에 귀가하지 않자 딸을 찾아 나선 최씨는 아침이 돼서야 딸을 찾았다. 딸은 이 교회건물 2층 한켠에 깔린 메트리스위에서 딸의 친구와 남학생 3명이 혼숙을 하고 있었다.

간 밤에 마신 것으로 보이는 술병과 담배꽁초도 확인됐다. 한 남학생은 딸의 친구와 포옹한 채 잠이 들어 있었다. 최씨는 경찰에 이 같은 비행행위를 신고했지만 그뿐, 학생들의 비행행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LH가 시행하는 장현택지개발 2지구내 철거 예정 건물이 철거 중단된 채 방치돼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택지개발지구 사업시행이 수년째 지났으나 안전대책( 안전휀스 등)이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장현 2지구내 철거가 중단된 A교회 건물. 이 교회 건물은 지난 2010년 개발에 의한 보상이 완료됐으나, 최근에서야 철거가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 철거작업은 중단됐고 이 건물의 출입을 차단하는 안전휀스 등은 미설치 됐다. 이에 한달 째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이곳을 '아지트'삼아 술을 마시고 담배까지, 여기에 혼숙까지 하는 비행행위를 일삼고 있다. 최씨는 "아이들의 비행행위가 철거중단 후 부터 시작됐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비행행위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특히 "아이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LH)이 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니냐"며 "술을 팔고, 시설을 통제 하지 않은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서라도 비행행위를 선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광명시흥사업단 관계자는 "학생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거 등 안전시설을 설치,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 LH장현지구내 한 교회건물이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확인된 가운데, LH광명시흥사업단 관계자들이 현장확인을 하고 있다. 시흥/김영래 기자 yrk@kyeongin.com


▲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사용되는 시흥 장곡동 소재 한 교회건물.시흥/김영래 기자 yrk@kyeongin.com
▲ LH 장현지구내 한 교회건물. 이곳에 한켠의 방에는 메트리스 등이 깔려 있으며, 청소년들이 혼숙은 물론, 음주흡연행위 등 탈선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시흥/김영래 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