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오른 2·3위 선수도 눈물
일부 ‘종합체점 방식’ 도입 주장
“지역 소속감·자신감 심어줘야”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이하 소년체전)에 출전한 어느 지도자의 말이다.
‘꿈나무들의 축제’ 소년체전이 2일 제주도 일원에서 폐막했다. 이번 소년체전에는 17개 시·도에서 초·중학교 선수단 1만7천223명이 참가해 총 35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뤘다.
소년체전 주최는 대한체육회가, 주관은 제주특별자치도·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가, 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국민체육진흥공단(재정 후원)이 각각 맡았다.
소년체전의 목적은 미래 한국 스포츠를 점검하고 꿈나무들을 육성·발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소년체전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미래 꿈나무 발굴이 아닌 시·도간의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어린 선수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체육회가 과열 경쟁을 우려해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메달 집계를 발표한 뒤 각 시·도교육청은 꿈나무들에게 ‘금메달’만 강요하는 등 2·3위가 홀대받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꿈나무들은 은메달을 따내고도 대우를 받기는커녕 자신감마저 잃어버리는 등 마음고생까지 겪고 있다.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종합채점제 또는 메달채점제를 번갈아가면서 종합순위를 매겼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992년 제21회 대회 때 시·도간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종합순위제를 폐지하고 개인 시상만 실시해왔고, 1997년 26회 대회 때부터는 아예 메달 집계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도간 음성적으로 메달 집계가 이뤄지자 지난 2001년 30회 대회 때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메달 집계만 발표해 왔다.
그러나 1위 경쟁이 치열한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은 ‘종합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해마다 경쟁을 벌여왔고, 결국 어린 선수와 지도자들은 ‘금메달’의 강박관념에 늘 시달려야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지도자와 전문가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종합 채점방식’으로 대한체육회가 바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미래 엘리트 선수를 위한 소년체전이라면 1~17위까지 차등으로 점수를 부여해 유망주들이 소속감을 갖게 해주는 동시에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지도자는 “엘리트 스포츠에서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꿈나무들이 각 시·도 대표로 나온 만큼 소속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비공식 메달 집계 방식이 아닌 전국체전보다 더 많은 채점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