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고… 외국 관광객 예약 취소
넘어지고… 코스피 1% 넘게 폭락
불티나고… 마스크·손 소독제 품귀


여행과 호텔업계도 메르스 공포확산 후폭풍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추가 감염자가 더 나올 경우 상황은 더 요동칠 전망이다. 증권시장도 메르스 여파로 코스피가 전날보다 1%포인트 하락하며 2천100선이 붕괴됐다.

반면 내수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통업계는 호흡기 질병 예방 제품들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돌발특수’를 누리고 있다.

■ 여행업계, 외국 관광객 한국 방문 취소로 울상

메르스 여파로 국내 여행업계에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 여행객들이 잇따라 방문 계획을 취소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4일부터 11일까지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300여 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하나투어와 함께 국내 여행업계 빅2 중 하나인 모두투어의 경우 6월 한국 방문 예약을 한 중국인 여행객 중 3%가 취소한 것으로 밝혔다. 추가 확진 판정자가 늘어날 경우 취소율을 급증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대만에서 6~7월 한국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 1천295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2일 밝혔다.

여행업계에서는 일부 중국 언론에서 한국 여행을 자제하라는 보도를 하고 있고, 중국 현지 여행사들도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어 여행객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을 고객으로 하는 호텔업계도 메르스에 대한 경계로 투숙 예약을 취소하거나, 행사 일정을 무기한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며 위축된 모습이다.

■ 유통업계, 호흡기 관련 질병 예방 제품 불티

아직 메르스의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이라는 인식이 퍼지자, 유통업계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질병 예방 제품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2일 수원 영통동의 A약국은 이날 하루 마스크 100여 개를 모두 판매했다. A약국 관계자는 “올봄 황사 대비, 준비했던 마스크가 안 팔려 재고로 쌓여있었는데, 3차 감염 보도가 나온 순간부터 재고물량이 1시간여만에 모두 판매돼 추가로 물량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오픈마켓도 예방 제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마트의 마스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5% 증가했다. 옥션과 G마켓은 최근 일주일간 손 소독제 판매가 전주 대비 각각 80%, 450% 증가했다. 마스크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50%, 177% 늘었다. 11번가는 지난달 30~31일 이틀간 마스크와 손 세정제 판매량이 1주일 전보다 69%, 71%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레저용품 카테고리의 ‘베스트 상품’ 1위에 아웃도어 제품 대신 마스크가 오르기도 했다”며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데다 3차 감염자까지 생기면서 앞으로 판매량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증시,메르스 공포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

코스피가 2천100선, 코스닥 710선이 무너지며 메르스 여파가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천102.37) 보다 23.73포인트(1.13%) 내린 2천78.64로 마감했다.

현대약품, 체시스, 한올바이오파마, 영진약품, 삼일제약, 슈넬생명과학, 녹십자 등 의약품 업종의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AK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LG생활건강, 하나투어 등 메르스 확산 우려에 항공과 여행, 화장품주는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715.73) 대비 10.96포인트(1.53%) 내린 704.77에 마감했다.

제약(0.64%) 관련 종목과 의료정밀기기(0.57%)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메르스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석진·김연태·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