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휴가를 내고 아이들을 집에서 돌볼 수 없고 돌볼 사람도 없어요. 차라리 방학을 앞당겼으면 좋겠어요"

화성시 동탄에서 초등학생 딸을 둔 이모(40·여)씨는 지난 5일 학교 휴업이 연장됐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늘어났다. 이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는 이날 까지 휴업하기로 결정한 '1차 휴업' 학교였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학교는 내주까지 다시 휴업을 결정했다.

이씨는 도내 메르스 확진자 중 3명이 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는 사실에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또 학생과 교직원 등 18명이 메르스 의심환자라는 소식에 남편과 번갈아 휴가를 내면서 아이를 돌봤지만 당장 이번 주부터는 휴가조차 낼 수 없는 처지다.

이씨는 "딸을 밖에 돌아다니게 할 수 없어서 집에서 돌봐줄 사람을 찾고 있는데 구하기가 어렵다"며 "차라리 방학을 앞당겨야지 기약 없는 휴업은 부모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도내 휴업을 실시한 939개교의 85.8%인 805개교가 이번 주까지 휴업을 연장했다. 학교의 휴업 연장 소식에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으며 조기방학을 요청했다.

실제로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백신도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예방책은 등교하지 않는 것'이라며 휴교나 조기방학을 결정해달라는 학부모들의 글들이 쇄도했다.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39·여)씨는 "3차 감염자가 나온 상황에서 이번 주 까지만의 휴업으로 아이들을 지킬 수 없다"며 "단기·여름·겨울방학의 일부를 쪼개서 자율방학을 실시해 도내 학교 모두 잠복기와 치료기간 동안 휴교조치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휴업한 학교는 아직 일부 지역이기 때문에 조기방학 등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일부 지역의 휴교령에 대해선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