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수출지원정책이 결실을 거두었다. 인천시는 인천상공회의소와 함께 지난 24일 중동지역 최대의 ‘두바이 국제자동차 부품 및 서비스 박람회’에 DH라이팅·헤스본 등 관내 중소기업 7곳을 참여시킨 결과 76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향후 수출전망까지 밝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지자체들의 수출제고 노력에 비해 성과가 그리 밝지 않을 수도 있어 고민이다. 국제환율전쟁의 여파가 점차 확대되는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 수출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가장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의 달러표시 수출액은 5천731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원화표시 수출액은 2년 연속 줄었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1분기 판매량은 작년 1분기 대비 각각 3.6%, 2.7%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줄어 들었다. 중견 및 중소 수출기업들은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경기 둔화 내지는 근래 중국이 내수중심으로 돌아선 때문이나 엔저가 더 크게 작용했다.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제품일수록 특히 피해가 심한데 원화와 엔화의 실질실효환율격차가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한 탓이다. 실질실효환율이란 명목환율을 상대국과의 교역비중으로 가중평균 및 물가변동까지 반영한 환율로 올 3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4월보다 무려 11.2%나 고평가되었다. 반면에 일본 엔화는 하락한 결과 원화에 비해 무려 60%가량 떨어진 것이다.

수출기업들은 통화전쟁에서 희생될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해 외국통화 결제 및 해외생산비중 확대를 통한 외환보유액 축소 등 적극적인 환율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물가상승률도 6개월째 0%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 및 통화공급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FT)도 “그동안 세계 환율전쟁에 참여를 꺼려온 한국이 경쟁적 절하대열에 참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 기업들을 들쑤신다.

정부의 고민이 깊다. 가계부채문제로 금리를 섣불리 손댈 수 없는 터에 원화 값을 떨어뜨릴 경우 내수경기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탓이다. 더욱 우려는 경쟁국들의 환율조작 시비다.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외환방패 3종 세트 폐지를 운운한 바 있다. 환율외교에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