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아직 메르스 확진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아 시름을 덜고 있다. 그러나 인근지역인 서울과 부천으로 메르스 환자들이 확산되고 있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이 그렇다고 안전한 상황은 아니다. 확진 환자는 없지만 격리 의심자는 15명 수준에 달한다. 한 치도 게으를 수 없는 상황인데 최근 인천시의 철통 방역 의지가 드러나서 다행이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유정복 시장의 미국 출장, 인천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의 중국 출장 등으로 대책 준비가 소홀한 것이 아닌지 염려가 있었으나, 지난 7일 출장 일정을 접고 유시장이 급거 귀국하여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어 안정감이 높아졌다.

지역 내 거점 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과 권역집중치료기관인 인하대병원에 대한 특별 관리를 추진하면서 최소한의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이와 동일 선상에서 6월12일 예정된 송도 부동산박람회와 12일부터 3일간의 ‘2015 부평예술축제’를 취소한 것도 철통방역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메르스 방역을 중앙정부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지자체가 스스로 방역의 책임 주체가 되어야 할 수밖에 없다. 며칠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소 과도한 발표라는 질책을 무릅쓰고라도 선제적으로 전염자의 이동경로를 발표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발표하다보니 몇 가지 문제를 드러냈지만 그렇더라도 전 국민에게 가능한 피해를 사전에 줄여주었다는 이미지를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인천시도 이와 마찬가지로 시민을 위한 선제적 조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을 그 어느 기준보다 앞세워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인천으로 유입되는 전염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부천시로부터 확진환자를 접촉한 명단을 정확히 전달받아야 한다. 그들의 이동경로를 철저히 관리해야만 인천의 철통방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질병관리는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에 해당한다. 이런데서 믿음이 무너지면 다른 어떤 정책에서도 신의를 얻을 수 없다. 이번이 인천시 행정에 큰 믿음을 줄 수 있는 기회다. 한 치의 틈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실행전략이 중요하다. 한번 얻은 믿음은 차후 어려운 시점에 미래 신뢰의 통장 잔고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