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서른 청년·아흔 수녀 ‘인생 수업’

■천국에서 보낸 5년┃존 쉴림 지음. 김진숙 옮김. 엘도라도. 352쪽. 1만3천원.


연이은 실패와 좌절로 방황하던 하버드 출신의 임시교사와 인생의 아름다운 정리를 준비하는 노수녀의 인생수업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아흔이 다 된 아우구스티노 수녀가 지키는 수녀원의 도자기 공방에 어느 추운 날 서른 살 청년 존이 방문하면서 5년간의 인생강의가 시작된다.

존은 유명 스타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홍보 일에 염증을 느끼고, 참된 가르침을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하버드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지만, 고향에서 임시 교사로 일한다. 정규직 채용에 연달아 떨어지는 좌절을 맛보고 방황하던 존은 매주 공방을 방문해 자신의 고민과 비밀을 노수녀에게 털어놓는다.

그녀는 존에게 온기 어린 위로와 조언을 던지며, 참된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저술된 책은 30년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우정과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소설

욕망을 그린 고품격 법정스릴러

■잿빛 음모┃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문학수첩, 528쪽, 1만4천원.


월스트리트의 잘 나가는 여성 변호사 ‘서맨사 코퍼’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실업자가 된다.

비영리 단체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하면 1년 후 복직 기회를 주겠다는 제안에 그녀는 버지니아주 산골 마을 브래디의 법률 클리닉으로 향한다.

브래디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비리와 음모의 온상지였다. 서맨사는 그곳에서 급료를 압류당한 근로자, 석탄 재벌 횡포에 유린당하는 광산 노동자 등을 만나고, 약자의 처지에서 대기업과 싸우면서 ‘진짜’ 변호사로 변신한다. 어느새 1년이 지나고 그는 브래디를 지키는 일과 뉴욕으로 화려한 복귀를 할지 갈림길에 선다.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은 소설을 통해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기업의 횡포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며, 서맨사의 행동으로 마지막 정의를 이야기한다.

▶아동

서른두장 동화가 일러주는 ‘행복’

■버릇없는 왕자님┃카일리 포르나시에르 지음, 애니 화이트 그림, 천미나 옮김, 책과 콩나무, 32쪽, 1만2천원.


불평불만이 가득한 투덜이 왕자는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쪼그라든다. 짜증이 커질수록 왕자의 몸은 점점 쪼그라들어 생쥐만큼 작아졌다.

편식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느낄 수 없었던 왕자는 다시 몸을 되돌릴 방법을 찾는다. 요리사의 수프를 먹어도 보고, 정원에 거름을 뿌려보고, 빨래처럼 빨랫줄에 걸려보기도 하지만 몸은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좌절에 빠진 왕자는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좋은 생각만 하기로 한다.

왕자의 변화된 행동은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지름길이었다. 저자는 ‘내가 바뀌면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가슴 따뜻한 메시지를 서른두 장의 동화 속에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