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대출이 계속 급증하고 있어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총액은 586조4천억원으로 전달보다 7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5월 증가 폭은 4월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전년 동월(1조2천억원)과 비교해 약 6배 늘어났고 매년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월 1조원대에 머물렀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속해서 늘어나 4월에는 8조5천억원이 증가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5월 가계대출 증가액 7조3천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86%인 6조3천억원이었다. 나머지 1조원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형태였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를 인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SC은행은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를 3월보다 0.13%포인트 낮춰 2.90%로 확정,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외환은행(2.95%)과 하나은행(2.96%)·우리은행(2.99%) 등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2%대로 낮췄다. 특수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이 2.94%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2%대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줄어든 이자 부담이 가계부채 총량 증가를 부채질하면서 그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가계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여신업무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인하되면 대출 금리도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좋지만, 가계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