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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업 중이던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오는 15일 정상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지인 평택지역에서는 이날 아침 굿모닝병원과 박애병원의 병원 내 감염 소식이 새롭게 전해지자 학부모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학부모들의 여론은 휴업 해제가 60% 정도로 우세해 15일 월요일 등교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으나 하룻밤새 휴업 연장이 과반 남짓한 다수 의견으로 반전됐다.
고민에 빠진 학교장들은 이날 오후 학교별로 학부모 대표와 학교운영위원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평택지역 학교들은 대체로 15일부터 수업 재개를 선택했다.
굿모닝병원 인근의 소사벌초 박병진 교장은 "휴업 연장 의견이 오늘 갑자기 늘었지만 학교가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학부모 대표와 학운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학교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학생들이 등교할 때 교직원들이 3인1조로 교문에 나가 발열 체크를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평소 오전 8시 45분이던 등교시간을 10분 당겼다. 이날은 평택시의 지원으로 교실 소독작업도 마쳤다.
같은 지역의 덕동초 역시 고심 끝에 휴업 종료와 등교 재개를 결정했다.
메르스 발생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해 불안감이 컸던 평택지역 다른 학교들도 대체로 15일부터 정상 등교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여고, 자란초, 세교초 등은 학부모와 교직원 의견을 수렴해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확진자 자녀 등 당분간 모니터링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서는 등교중지 조치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도록 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으로 등교를 원치 않은 학생은 가정 내 체험학습으로 처리해 최장 1주일 출석을 인정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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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업 중이던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오는 15일 정상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휴업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확진자가 늘고 있어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화성지역 한 초등학교 학부모운영위원장은 "수업 결손 우려에 많은 학부모가 공감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지역 학부모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수업 재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2만명이 가입한 '수원맘 모여라' 카페에는 일제 휴업 종료를 놓고 찬반 의견이 나뉘어 있다.
휴업 연장에 대해 "힘들긴 하지만 지금이 더 위험한 시기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들 밖에서 놀고 있는데 이런 휴업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학교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수업을 재개하면 교장실에 찾아가 항의하겠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 의견이 엇갈리자 학교장들의 부담은 더 커졌고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동탄지역 초등학교들은 대체로 17일까지 휴업 연장을 결정했다. 예당초 황병덕 교장은 "학부모 68%가 휴업 연장 의견을 냈다"며 "일단 수요일(17일)까지 휴업을 연장한 뒤 주말 상황을 보고 월요일(15일)에 휴업 단축 여부를 다시 한번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전국 첫 휴업을 결정한 화성금곡초도 17일까지 휴업을 연장했다. 12일간 수업 공백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 등을 조정해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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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중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 일선 학교 수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
부천지역 역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다음 주부터 정상등교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등교를 재개하는 학교들은 감염 예방 대책과 수업 재개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수원 동신초, 화성 안녕초 등은 이날부터 주말까지 전문 방역업체에 소독을 의뢰했다. 교직원들 출근해 PC 등 수업 교구도 일일이 소독했다.
동신초 정승자 교장은 "학부모 70% 이상이 수업 재개를 원해 학생 건강을 최우선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교실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등교할 때 체온 측정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일제 휴업 종료로 교육청 차원의 일괄 통제에서 학교 자율자체 관리로 바뀐 것"이라며 "감염 위험 노출이 높아진 만큼 학교별 실정에 맞게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각급학교에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1일 도교육청은 7개 지역 일제 휴업을 12일 종료하고 이후 휴업 연장 여부를 학교장이 자율 결정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제2단계 교육적 결단'이 요구된다"며 휴업 연장 자제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