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한국에 가지도 말고 한국에서 오지도 말라고 한다. 그래서 13일 상하이국제영화제에 한국은 가지 못했다. ‘상하이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개막 3일 전인 10일 한국의 메르스 창궐을 이유로 오지 않는 게 좋겠다며 참가 취소를 요청했다’는 게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 지 보도였다. 그래서 한류스타 장동건과 소지섭 등도 가지 못했다는 거다. 그토록 중국이 한국 메르스에 과민반응인 이유가 뭘까.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의 삐리삐리(겁에 질린 과민증)는 2002~2003년 숱한 중국인 사망자를 낸 신형폐렴 SARS 악몽이 생생하기 때문’이라고 13일 지적했다. 아무튼 중국 TV는 시간마다 ‘한국의 메르스가 점점 심해진다(韓國MERS 疫情加劇)’고 보도한다. EU질병예방관리센터는 또 11일 ‘중동으로부터 유럽, 아프리카 북부를 거쳐 아시아로 번진 메르스 감염 국가는 25개국으로 1천300여 감염자 중 500여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의 과민 보도도 거슬린다. ‘테코이레(경기침체 조짐을 막기 위한 과감한 조치)로 금리를 인하했다’고 했고 ‘대통령은 미국 방문 직전(4일 전) 연기를 통고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한국 환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在留邦人(재한 일본인)을 돌보기 위해 일본 방위의과대학의 감염증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다’고 했고 ‘한국의 메르스 감염 확대엔 대병원인 삼성의료원이 오토시아나(함정)였다’ ‘삼성 서울병원에서 환자가 배증(倍增)했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한국의 메르스 상황을 살피기 위해 내한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까지 하필이면 일본인인 후쿠다 게이지(福田敬二)였다. 그는 눈과 목에 힘을 준 채 말했다. “초기 대응이 미비했고 지역 확산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환자는 늘고 진정 기미가 없다. 외국인 관광객은 오지 않고 사람 모일 곳마다 사람이 없는 공동화(空洞化)와 심리적 요인 등 우리 경제 충격파가 얼마나 클까. 세월호 임팩트(충격)만큼이나 커지는 건 아닐까. WHO가 오는 12월의 종식을 선언했던 에볼라(Ebola)도 지난 12일까지 기니와 시에라리온에서 31명이나 추가 발병했다. 세상은 그 어디나 고해(苦海)와 화택(火宅)인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