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이 끔찍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50여년만의 최악의 가뭄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메르스에 가 있는 사이 가뭄으로 산천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갈라진 논 바닥은 보기에도 처참할 지경이다. 농민들의 고통이 거의 절망적이다. 강화도를 비롯 한수 이북의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모내기조차 못하는 논이 곳곳에 널려 있다. 중부지방 강수량은 예년보다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 더위는 예년에 비해 더 일찍 찾아왔다.
수도권 물 공급원인 소양강댐의 수위는 14일 현재 152.7m를 기록했다. 1974년 댐이 준공된 이래 역대 최저 수위인 151.93m에 거의 근접하는 수위다.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 150m이하로 떨어지면 발전을 중단해야 한다. 자칫 가뭄으로 전력 생산마저 중단되는 최악의 상태가 눈앞에 닥쳤다. 경기도와 지자체 관련 기관이 긴급대책을 펴고 있지만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해 지고 있다.
가뭄의 원인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해 중부지방에 기압골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라지만 엄밀히 말해 온난화와 기상이변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가뭄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물 부족 국가’가 이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우리의 강우량은 여름에 집중된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가뭄이 닥치면 장마가 올 때까지 속수무책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정부는 매년 이맘때면 찾아오는 장마를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설상가상 기상청은 올 장마가 예년보다 한달 늦을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 보름을 넘기기도 어렵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정부의 무대응이 사태를 키웠듯이 지금의 가뭄에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정부는 당장 단·중·장기 가뭄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생활용수난과 전력생산 중단에 대비한 비상대책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관정을 뚫어 물을 찾아야 한다. 식수원 확보를 위해 군의 장비와 인력이라도 동원해야 한다. 지금은 무조건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용수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물 아껴쓰기 운동에 돌입해야 할 것이다.
최악의 가뭄, 민·관·군 힘모아 극복해야
입력 2015-06-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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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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