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가격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배추값은 1년 전 보다 무려 3배나 뛰었으며 무도 40%이상 올랐다. 양념 채소인 양파와 마늘은 90%와 70% 가량 인상되었다. 고등어와 갈치 등 신선어개류 가격도 10%정도 상승했다. 밥상물가 앙등에 서민들의 가계부 쓰기가 더욱 힘들어진 것이다.
올봄 생육기의 작황부진에다 5월 폭염 등 사상최대의 가뭄이 결정적 이유다. 봄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영월 등은 지난달 강수량이 평년의 30%에도 못미치는 실정인데 인천 강화와 경기도 파주 등 수도권은 더욱 심한 지경이니 말이다. 양파와 마늘의 경우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을 축소한 것은 설상가상이다. 이달 말까지 많은 비가 오지 않으면 채소류의 금값은 불문가지다. 또한 7~8월에 출하되는 여름 채소가격까지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기상이 변수이나 금년에는 장마가 늦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마른장마까지 예고되는 형편이다. 신선식품 값 인상→가공식품 및 외식가격 인상→서민경제 위축이 불가피한 것이다.
전월세 등 주거비도 계속 오르고 있다. 5월의 주택임대료는 1년 전보다 2.83%나 상승했는데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수년간 동결해 왔던 라면·소주 및 맥주 업체들이 하반기 중에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입물가지수도 상승국면으로 돌아선 점도 간과할 수 없다. 5월 수입물가지수가 원달러 환율과 국제수지 상승으로 1.3% 오른 것이다. 좀 더 지켜볼 일이나 유가의 점진적 상승 내지 원화값 하락 확률이 커 보인다.
문제는 정부의 인식이다. 최근 6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0%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탓이다. 메르스 감염공포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각종 모임을 줄줄이 취소하는 탓에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이다. 저물가 속에 앵겔계수 값만 커지는 점이 고민이다. 경기도의 생활물가는 4년 사이에 7%가량 올랐으며 서울도 최근 5년간 8%나 상승했다. ‘물가정책 따로, 현실 따로’에 민초들의 살림살이만 더욱 팍팍해진 것이다. 서민생계와 직결되는 장바구니물가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 심상치 않다
입력 2015-06-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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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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