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6시45분께 인천신항A터미널에 마련된 임시 크루즈 부두에 13만t급의 대형 크루즈 2척이 순차적으로 접안했다.
로얄 캐러비언 소속의 보이저 오브 더 시즈(Voyager of the seas, 13만7천276t)호와 마리너 오브 더 시즈(Mariner of the seas,〃)호 등 2척은 이날 크루즈 관광객 6천여 명과 함께 인천항을 찾았다.
이들은 뉴 스킨(NU SKIN) 차이나의 포상 관광단으로 당초 이날 오전에 입항해 인천에서 쇼핑과 관광을 즐긴 뒤 인천항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2척의 크루즈에 승선해 있던 관광객들은 인천 땅을 밟아보지도 않은 채 선상에서 인천을 바라만 봤다.
이는 국내에 확산된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관광, 쇼핑 등 ‘관광 상륙’을 포기했기 때문이다.(경인일보 6월 10일자 1면 보도)
크루즈 관광객을 맞이하는 인천신항A터미널 인근 부두도 예전과는 다른 준비로 붐볐다.
평소 크루즈가 입항하기 몇 시간 전부터 국내 여행사 관계자들과 대형 관광 버스 등으로 붐볐던 임시 크루즈 부두는 대형 스크린과 무대, 스피커, 조명 시설 등으로 채워졌다. 부두에서는 오후 9시30분께부터 2시간 가량 치어리딩,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석창우 화백의 그림 공연, 불꽃놀이 등이 이어졌다.
이는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크루즈에서 내리지 못한 채 선상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낼 관광객들을 위한 것으로, 인천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시가 인천에 관광 상륙을 하지 않는 크루즈 관광객들을 위해 뉴 스킨 측에 제안한 궁여지책이었다.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인천 땅을 밟지 않은 크루즈 관광객 6천여 명은 선상 갑판과 객실 발코니 등에서 공연을 감상한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 갔다.
이에 대해 인천항만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항으로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들이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배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그대로 되돌아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들이 인천에서 관광이나 쇼핑을 할 수 있었다면 인천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의 메르스 사태 등의 이유로 인천항에 기항을 취소한 크루즈는 모두 15척으로, 올해 인천항에 기항 예정 횟수는 94차례에 그칠 전망이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