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pital(병원)의 어원인 라틴어 hospitalia는 ‘낯선 사람들을 재워주는 숙소(stranger’s apartments)’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낯선 사람을 후대하고 편히 재워주는 풍습이 있었다. hospitality가 ‘환대, 후한 접대’라는 뜻인 것도 그런 연유고 그 주인이 hospes host였다. 다시 말해 ‘hospital’의 원뜻은 자선시설, 양로원이기도 했다. 그런데 ‘病院’이라는 글자 뜻은 ‘병의 집’으로 안 좋다. ‘병원’보다는 의원(醫員), 의사의 집이라는 뜻의 ‘의원(醫院)’이 낫고 ‘진료소’ ‘의료원’ 또는 옛날의 ‘활인원(活人院)’도 괜찮은 말이다. ‘사람 살리는 집’이고 죽어가는 사람을 회생시키는 회생지업(回生之業)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우리와는 반대로 종합병원이 ‘醫院’이고 개인병원을 ‘병원’이라고 한다. 의사도 ‘의생(醫生)’이라 부르지만 원래 한의학에선 의사가 의생이다. 요즘에야 ‘한의사’지만.

병원이란 꺼져가는 목숨 살리는 신성한 곳이지만 무서운 병원체의 온상이기도 하다. 의사들이 병원에서 착용하는 넥타이와 흰색 가운이 슈퍼박테리아의 온상이라고 영국 의학협회(BMA)가 밝힌 건 2006년 2월 20일이었다. 영국 의사 75% 이상이 가입한 BMA는 의사들의 넥타이에 아무런 간여도 하지 않는데다가 거의 세탁을 하지 않아 메티실린 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과 같은 항생제에 내성이 강한 슈퍼박테리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거다. 그 밖에도 이른바 의인성(醫因性) 병 또는 의원성(醫原性) 질환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가. 예컨대 출산부 산욕열(출산 후 열이 나는)의 원인이 바로 의사의 불결한 손가락에 있다는 제멜바이스(Semmelweis)라든지 뢴트겐선에 의해 피부에 생기는 만성궤양인 뢴트겐 암, 스트렙토마이신의 부작용으로 인한 마이신귀머거리 등.

하루 가장 많은 환자가 찾는다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확산의 온상이라는 비난 끝에 부분 폐쇄됐다는 건 안타까운 뉴스다. 그러나 불철주야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찜통 방호복 속의 대한민국 의료진의 노고야말로 얼마나 안쓰러운가. ‘의료 한류(韓流)’라는 말이 증명하듯 우리 의료수준은 세계 일류다. 조금만 더 참고 분발해 주기를….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