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관리 폐손상등 합병증 방지
신록의 계절인 6월에는 콧물, 코 막힘, 재채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비염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네 가지 증상은 비염의 대표적 증상이다.
감기와 달리 비염은 맑은 콧물이 동시에 흐르고, 열감이 거의 없으며, 천식이나 결막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성인의 19.3%가 비염을 앓는다니 그야말로 비염은 전국민적 병이다. 비염은 어떤 원인물질 때문에 코점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킨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코점막을 자극하는 원인물질이 계절마다 다르다. 봄에는 참나무 등의 수목 꽃가루, 여름에는 우산잔디 등의 잔디 꽃가루, 가을에는 돼지풀 등의 잡초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집먼지진드기와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은 일 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에 영향을 미친다.
비염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중한 질환은 아니지만, 비염 환자는 축농증(부비동염), 결막염, 중이염, 수면장애, 천식과 같이 흔하게 동반되는 질환이 있는지 반드시 살펴야 한다. 비염과 천식의 동반은 잘 알려졌다. 비염 환자 중 천식이 동반될 확률은 20∼50%, 반대로 천식이 있는 환자에서 비염이 동반될 확률은 70∼90%다.
또 천식은 비염이 없는 환자보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환자에서 10배 이상 높게 발생하고, 비염 증상이 심할수록 기관지 천식 증상도 심하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천식 환자는 천식의 중증도가 심하고 증상이 악화하는 일이 잦아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비율이 높다.
비염의 세계적인 지침인 ‘ARIA’는 비염과 천식을 하나의 병으로 보고 있다. 기도는 코에서 폐의 말단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길이기 때문에 이 두 질환을 같이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따라서 비염 증상이 있는 환자가 간헐적으로 기침하고 특히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들리거나 감기 후에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숨이 찬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천식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천식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도 코에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비염에 대한 원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함께 치료하면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천식이 있는 환자에서 천식만 치료할 때보다 비염을 같이 치료했을 때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이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알레르기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은 만성적인 질환이기에 쉽게 완치되지 않는다.
비염과 천식 환자가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병을 치료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합병증인 기도변형이나 폐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비염과 천식 환자가 꾸준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신유섭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