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화성 동탄2신도시내 치동천변 공사현장.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이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굴착기 몇 대가 천변 공사를 벌이며 거대한 흙더미를 파고 날랐다. 이렇게 파낸 흙더미는 천변 곳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곧 있을 장마철 집중 호우시 토사 유출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기껏 토사유출을 방지하겠다고 덮어 놓은 차단막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다. 이것마저 흙더미 군데군데를 덮어 놓았을 뿐 불안한 모습 그대로를 노출 시켰다.
바로 뒤편 또 다른 공사장 상황은 더욱 심했다. 굴착기가 파낸 토사가 가뜩이나 가뭄으로 메마른 치동천 물줄기에 그대로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흙탕물을 만들었다.
토목 공사를 벌이고 있는 인근 신리천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 임야의 수목을 모두 제거한 채 공사를 벌인 이 공사장도 치동천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뻘건 흙더미를 그대로 노출해 ‘민둥산’이 된 이곳도 비가 오게 되면 하천으로의 토사 범람이 예상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동탄2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오산천으로 연결되는 공사 현장 내 하천을 오염방지시설 없이 그대로 방치, 호우시 하천오염과 토사유출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하천변 방수 가림막 등을 이용한 토사유입 해결도 미흡할 뿐만 아니라 제방공사도 아직 마무리가 안 돼 치동천과 신리천 모두 호우시 환경오염이나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곽상욱 오산시장은 “(LH측이)오산천으로 유입되는 하천 공사는 이미 공사를 끝내고 집중호우시 우려되는 토사 유출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을 해줬어야 하는데 현장에서 보니 전혀 안 돼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그 피해는 오산천으로 집중될 것이다. 공사의 우선순위를 하천정비에 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공사를 여러 군데 하다 보니 미흡한 점이 많았다. 문제가 없도록 모든 시설에 대해 다시 점검하겠다”고 해명했다.
오산/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