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마스크 패션’이라는 말이 등장한 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창궐한 2003년 홍콩이었다. 각종 그림과 색깔 등 각양각색의 마스크가 거리를 뒤덮었고 약삭빠르게도 상술로도 써먹었다. ‘저는 안전해요. 키스해 줘요!’라고 쓰인 여성용 예쁜 마스크와 흡혈귀의 사나운 이빨이 그려진 호객~접객용 코믹 마스크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 해 11월 홍콩 노스포인트(北角)에선 별난 장관이 벌어졌다. 배우 장궈룽(張國榮) 영결식장의 1천여 조문객이 하나같이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선 마스크를 ‘커우자오’라 하지만 ‘입 口’자와 ‘가릴 조(四 밑에 卓자가 붙은)’자다. 황사용이기도 하지만 영하 30도가 보통인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성의 겨울엔 코 동상 방지를 위해 방한 마스크가 필수다. 시베리아 혹한용 마스크인 러시아의 ‘리치나’도 그렇다.
가뭄으로 식료품 값도 오르고 메르스 사태로 장사도 안 되지만 마스크만은 품귀란다. 궁금한 게 있다. 마스크 메이커들의 솟구치는 ‘희열’과 메르스 확산에 대한 그들의 ‘염려’를 비교한다면 그 비율이 어떻게 될까. 70대 30? 아니면 “거 무슨 말씀! 그 반대요! 한국인의 착한 심성을 모독하기요?” 그걸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