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분당경찰서장의 수뢰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12일 이 서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음향기기 업체인 H사의 사장과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1억여원을 이 서장이 친구인 건설업자를 통해 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임춘택 부장·강민구 검사)는 이날 안산시 문예회관 시공업체의 수주비리에 대한 내사를 무마해 주고 2천여만원을 받은 이 서장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서장은 안산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1년 8월 안산시 양상동 T레스토랑에서 안산시로부터 문예회관 음향기기 설치공사를 수주받은 (주)H사 회장 심모씨로부터 내사 사건을 잘 처리해 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이 서장은 같은해 5월 H사가 수주요건이 부족한 데도 안산시 관계 공무원과 결탁해 부당수수를 했다는 진정서가 접수되자 담당부서에 내사를 지시한 뒤 서장실에서 심씨를 만나 선처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며 안산시 고위층의 청탁성 전화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서장은 같은해 7월 이 사건과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해 무혐의 의견으로 송치하라는 검찰의 지휘가 떨어지자 심씨를 만나 쇼핑백에 든 1만원권으로 2천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서장은 검찰이 지난달 심씨의 남편과 동생인 H사 사장과 부사장을 구속하고 자신에 대해 본격적 인 내사를 시작하자 심씨에게 이 사건 주임검사와 친분이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 주고 건설업을 하는 친구에게 1억원을 차용해 변호사 선임료로 보태라며 빌려준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