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용매장인 하나로마트에서 국산이 아닌 수입 농산물을 버젓이 판매해 말썽이다.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농민들을 보호해야 할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농협의 본질을 망각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농협의 이같은 수입산 농산물 판매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매출 감소에 허덕이는 영세상인들의 살림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안양축산농협하나로마트의 경우 과일코너엔 국산과일과 함께 10여종의 수입산 과일이 진열돼 있다고 한다. 이들 매장엔 필리핀산 파인애플을 비롯 키위·망고·오렌지·포도·체리 등 수입과일이 진열대를 메우고 있다. 수입과일 판매 매장은 안양축협뿐아니라 타 지역 하나로마트에서도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농협은 우리 농산물을 지키기 위해 가공이 안된 1차 농산물의 경우 수입산 판매를 금지하도록 내부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고객서비스 명분을 달아 수입산 과일을 농협 매장에 들여 놓은 것이다. 수익이 되는 사업이면 우리 농민 보호나 신토불이 정신은 안중에 없다는 뱃심이다. 안양축협 매장 인근에서 과일상점을 운영하는 영세 상인은 메르스 여파로 하루 매출이 크게 줄어든 판에 하나로마트까지 뛰어들어 형편이 어렵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농협이 수입농산물 판매를 내부지침으로 금지시켜 놓고 이를 어겨가면서까지 판매하는 것은 상도의상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나로마트측은 처음엔 수입산 과일이 없었으나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판매케 됐다는 변명들이다.

지난 5월 20일 발현된 메르스 여파가 한달간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에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은 물론 영세상가에 발길이 끊어지고 이로인한 영세민들의 살림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농협까지 나서서 골목상권에 손을 뻗쳐 수입과일을 파는 것은 농협이 해선 안되는 일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상인들을 돕지는 못할 망정 이들의 삶의 터전을 헤집는 것은 안된다. 더구나 농촌지역까지 최대 매장을 갖고 있는 농협이 수입과일 판매대를 설치한 것은 어떠한 명분을 내놓더라도 납득할 수 없다. 어려운 때일수록 농협은 우리 농민들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지키겠다는 본연의 의무를 저버려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