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헌혈을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이 ‘혈액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정치권과 공공기관들이 단체헌혈에 나섰다.

18일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헌혈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단체헌혈의 60%가량을 차지했던 고등학교들이 헌혈을 취소하면서 혈액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고등학교 7곳이 헌혈을 취소했고, 기업이나 봉사단체 등에서 신청한 단체헌혈도 대체로 취소되고 있는 분위기다. 혈액 예비 보유량을 감안하면 한 달에 5천명(1인당 320~400㎖) 정도가 적정 헌혈 인원이지만, 인천혈액원은 이달 헌혈자가 1천500명 정도 모자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불안하다며 학교 측에 헌혈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해 최근 헌혈자가 크게 줄어들어 걱정이다”라며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각 지역마다 있는 헌혈의 집에서도 개인 헌혈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헌혈 감소로 인한 ‘혈액대란’이 우려되자 정치권과 각 공공기관들이 앞장서서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문병호(부평갑)의원은 보좌진 및 지역 시·구의원 20여명과 함께 부평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했다. 인천서부소방서 직원 50여명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체 헌혈을 했다.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헌혈은 메르스와 전혀 상관이 없고, 직원들이 세심하게 헌혈자의 발열을 체크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인천시민들과 각 기관, 단체의 헌혈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