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2011년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중국 여자 축구팀(足球隊)도 이번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지만 한국은 16강전에서 패했다. 그런데 남자 월드컵이든 여자 월드컵이든 맥이 탁 풀린다. FIFA(국제축구연맹)에 돈더미를 안긴 대가로 유치한 ‘뇌물 월드컵’이라는 혐오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FIFA가 월드컵 유치국가 결정 때마다 통상 1천만 달러(약 110억원)의 뇌물을 챙겼다고 해서 미 FBI(연방수사국)가 수사에 나섰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 의혹을 비롯해 뇌물 복마전(伏魔殿)인 FIFA 비리를 샅샅이 척결한다는 거 아니가. 그렇다면 뭣보다 궁금한 게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의 결백 여부다. 그 답의 일부가 조금 풀리는 듯싶다. 당시 나가누마(長沼健) 일본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남미축구연맹에 150만 달러를 줬다고 스페인 스포츠지가 19일 보도했고 그 돈의 120만 달러가 니콜라스 레오스 남미연맹 회장 구좌에 들어갔다는 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때인 1996년 5월 일본은 브라질 출신 아베랑제 FIFA 회장의 지지를 받았고 한국은 유럽연맹 소속 이사들의 지지로 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럼 한국도 그들에게 뇌물을? 그랬다면 그 때의 한국 4강 신화(神話)도 추잡한 ‘인화(人話)’로 전락하는 거 아닌가. 척 블레이저 FIFA 전 이사는 1998년 프랑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초치(招致) 때의 뇌물 혐의를 지난 3일 미국 법원에서 시인했고 지명 수배됐던 아르헨티나 기업가 두 명도 18일 법원에 출두했다. 그런 파장으로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러시아에서 기자회견, “2017년 결정 예정인 2026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작업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어떤 경기든 ‘상대를 깨뜨려야(彼破)’ 이긴다. 그럼 월드컵은 ‘FIFA’를 뇌물로 깨뜨려야 유치할 수 있다는 건가. FIFA 회장을 중국에선 족련주석(足聯主席) 또는 족구교부(足球敎父)라고 부른다. 그 영예로운 감투를 뇌물로 망치는 노추(老醜)라니! 네 번이나 연임됐던 블라터 전 회장이 79세, 파라과이 사법부에 체포된 오레스 전 남미축구연맹 회장이 86세다. 월드컵조차 지겹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