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세 프랑스 왕궁에선 왕비의 해산 모습을 귀족 또는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왜? 국왕과 그 가족도 국민의 것이라는 이유였다. 요즘도 왕실 출산은 거국적 대사다. 2013년 7월 영국 윌리엄 왕자의 캐서린 비가 왕자 ‘프린스 조지 알렉산더 루이스 오브 케임브리지’를 낳자 온통 축제 분위기, 국경일이 돼버렸다. 지난달엔 또 25년 만에 엘리자베스 여왕의 증손녀인 공주가 탄생, 흥분의 도가니였다. 2001년 12월 일본 마사코(雅子) 황태자비가 공주를 출산했을 때도 거국적 난리였다. 정규방송 중단 보도와 신문호외 발행, 전국 일장기 게양과 현수막, 불꽃놀이와 제등행렬 등. 하지만 그런 생명 탄생만 축하받을 일은 아니다. 지난달 65세 독일 여성이 세계 최고령으로 네 쌍둥이를 출산한 경사도 대단한 경사다. 아직도 존재하는 왕실의 생명 탄생이든 아니면 황막한 세상, 누항(陋巷) 변두리 여염집 아기 출생이든 생명의 위대함은 다를 바 없다.
어제 새벽의 ‘메르스 극복 아기’ 출생! 부처님 예수님 알라신의 축복은 물론 대한민국 온 국민이 축하, 축복할 경사다. 가뭄과 경기 침체, 메르스 공포 속에서도 헌신적인 의료진에 대한 다수 국민의 성원, 격려들도 가상하다. 우리는 본시 착한 민족성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