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는 예산 부족으로 누리과정(만3~5세 무상교육)이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예산편성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무상복지 확대’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내년 2천500억원을 편성해 일부 읍면·도서벽지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2018년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되면 2조545억원이나 필요하다.
앞서 추진해 파행을 겪고 있는 누리과정 사업 역시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시작됐고,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소요 예산을 전가해 중단위기까지 겪고 있으면서, 2년이 지난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또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한 무상급식도 2009년, 시작 당시 유사한 상황이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점진적 확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쳤지만 김상곤 전 교육감은 추진했고, 안정을 위해 수년이 흘러야 했다. 역시 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론 충당할 수 없어 지자체와 대응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전가해야 했다. 추진 과정에서 대응이 약한 지자체는 학생들의 밥도 안주는 파렴치한 자치단체장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그렇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무상복지는 시작되고, 확대·확산되면서 다른 복지예산을 ‘돌려막기식’ 으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당장 교육정책에 있어서도,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면서 비새는 학교건물도,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인조잔디 운동장도 수리 또는 보수할 예산이 없는 실정이다. 또 정부차원에서도 교육예산을 확대하면서 다른 예산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어 눈에 띄는 생색나는 복지정책을 위해 시급한 사업과 정책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루에 줄 수 있는 도토리가 한정된 상황에서, 아침과 저녁에 나눠주는 개수를 달리한다고, 좋아하는 건 원숭이뿐이다. 우리는 조삼모사가 아니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