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사랑한 사진작가’
둘레길·등산길 곳곳 담아내
■지리산 낭만여행┃강병규 지음. 책나무출판사. 350쪽. 1만6천원.
지리산을 사랑한 나머지 지리산 둘레길에 사진 갤러리 ‘지리산 길섶’을 열고, 산을 생활터전으로 삼은 ‘지리산 지기’ 강병규 사진작가가 지리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저자는 발품을 팔아가며 지리산 등산길과 둘레길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아울러 지리산을 주변 지역인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까지 두루 돌며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을 책 속에 풀어냈다.
전문 사진작가인 저자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지리산의 경관과 산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현장감 있는 사진으로 책 속에 선보였다.
또 장소에 얽힌 설화와 역사는 물론, 지리산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여행 준비부터 지역별 여행정보, 교통편과 숙소, 맛집 등 지리산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여행 지침서 역할을 한다.
▶소설
쏟아지는 기억 과거와 조우
신춘문예 당선작등 12편 묶어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김종옥 지음. 문학동네. 356쪽. 1만3천원.
표제작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의 주인공은 버스 정류장에 모인 여학생들을 보며 그들과 비슷한 시절을 거쳤을 옛 애인들을 떠올린다. 옛 애인들은 과천에 산 적이 있거나 언젠가 과천에서 그와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구체적인 연결 고리 없이 쏟아지는 기억을 어찌할 수 없다는 듯 과거를 회상한다.
‘레인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톨이 ‘남우’가 자살하는 것을 본 친구가 당시 상황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김종옥의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주인공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날들을 회상하는 것을 보면 읽는 이도 자신의 지나온 시간, 놓쳐버린 장면과 재회한다.
“나는 항상 내가 좀 더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 언젠가는 다른 내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게 소설가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속에서 소설가란 그런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후세에 남을 어떤 멋진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런 것. 미래의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