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지리산을 사랑한 사진작가’
둘레길·등산길 곳곳 담아내

■지리산 낭만여행┃강병규 지음. 책나무출판사. 350쪽. 1만6천원.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 바래봉 등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준봉들이 위치한 지리산은 국내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승지 중 하나다.

지리산을 사랑한 나머지 지리산 둘레길에 사진 갤러리 ‘지리산 길섶’을 열고, 산을 생활터전으로 삼은 ‘지리산 지기’ 강병규 사진작가가 지리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저자는 발품을 팔아가며 지리산 등산길과 둘레길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아울러 지리산을 주변 지역인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까지 두루 돌며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을 책 속에 풀어냈다.

전문 사진작가인 저자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지리산의 경관과 산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현장감 있는 사진으로 책 속에 선보였다.

또 장소에 얽힌 설화와 역사는 물론, 지리산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여행 준비부터 지역별 여행정보, 교통편과 숙소, 맛집 등 지리산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여행 지침서 역할을 한다.

▶소설

쏟아지는 기억 과거와 조우
신춘문예 당선작등 12편 묶어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김종옥 지음. 문학동네. 356쪽. 1만3천원.


김종옥의 첫번째 소설집.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등단작)인 ‘거리의 마술사’를 포함해 12편의 단편이 담겼다.

표제작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의 주인공은 버스 정류장에 모인 여학생들을 보며 그들과 비슷한 시절을 거쳤을 옛 애인들을 떠올린다. 옛 애인들은 과천에 산 적이 있거나 언젠가 과천에서 그와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구체적인 연결 고리 없이 쏟아지는 기억을 어찌할 수 없다는 듯 과거를 회상한다.

‘레인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톨이 ‘남우’가 자살하는 것을 본 친구가 당시 상황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김종옥의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주인공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날들을 회상하는 것을 보면 읽는 이도 자신의 지나온 시간, 놓쳐버린 장면과 재회한다.

“나는 항상 내가 좀 더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 언젠가는 다른 내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게 소설가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속에서 소설가란 그런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후세에 남을 어떤 멋진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런 것. 미래의 나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