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락원 채권단 관계자는 1일 “법원에서 제3자 관리인 선정후 영락원 재산 일부를 매각해 회생을 진행하는 ‘청산형 회생 절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노인복지시설인 영락원은 지난 2006년 무리하게 노인병원 신축을 추진하다 수백억원대의 부도가 났다. 지난 2009년 5월 회생 절차에 들어갔지만 70여 명에 달하는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해 회생계획은 무산됐다.
이에 최근 의료법인 루가의료재단이 60억원을 출연, 영락원을 회생시키겠다는 의향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법원이 ‘청산형 회생절차’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서면서 채권단이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요양병원 등 수익 발생시설의 매각이 이뤄지면 사회복지법인의 특성상 채무를 해결할 수 있는 수익원이 사라져 파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자산을 매각하더라도 빚을 갚을 수 없게 돼 ‘청산형 회생절차’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권단 등은 법원이 인천시의 말만 듣고 이 같은 회생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락원 관계자는 “법원이 인천시가 우리에게 얘기한 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출연을 통해 영락원을 살려보겠다는데 이를 막아서는 인천시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청산형 회생절차 진행을 원하지 않고 있는데, 법원이 인천시를 왜 따라가는지 모르겠다”며 “청산형 회생절차를 추진하려는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인천시는 법원에 ‘회생절차’와 관련한 요청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법원과는 최근 루가의료재단의 자금 출연과 관련한 의견서만을 주고 받았을 뿐”이라며 “인천시가 법원에 회생절차와 관련한 이 같은 요구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현재 영락원과 관련해 관계기관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회생 개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