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면 사고지 안전사고(safety accident)가 하늘 아래 어디 있나. 국어사전에도 없는 ‘안전사고’라는 말뜻은 ‘사고는 사고인데 다친 데, 다친 사람, 망가진 곳이 전혀 없는 말짱한 사고’라는 뜻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사고가 아니다. ‘안전상의 사고’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야 모든 사고가 안전하다고 태평천하 믿었던 사고지 그렇지 않았던 사고도 있나? 어딘가 불안전한, 부주의한 상태에서 사고는 나는 거다. 안전사고가 아니고 사고다. 사건은 왜 ‘안전사건’이 아니고 그냥 사건인가. 아무튼 사건 사고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YS정권 때 하도 대형사고가 터지니까 해외 언론이 붙였던 한국의 별칭이 ‘사고 공화국’이었다. 요즘도 외국 언론인의 특파원 선호도는 도쿄보다 서울이 단연 높다. 왜? 안전사고가 아닌 불안전사고가 연달아 터져 취잿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사고경성(事故傾性)―accident proneness라는 말이 있다. 1910년대 영국의 산업피로(疲勞)연구소 연구자들이 쓴 말로, 노동 재해에 있어 특히 다른 사람보다 많은 재해를 입거나 사고를 일으키기 쉬운 경향의 개인적 특성을 뜻한다. 이번 사고야 중국서 났지만 평소 한국인 DNA에 이런 특성이 있는 건 아닐까. 왜 ‘앞 수레 엎어지는 걸 보고 뒷 수레는 경계한다’는 복차지계(覆車之戒)를 모르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