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박물관 촬영 금지 역사왜곡 은폐 의도?
‘고려는 고구려 계승 국호’ 중국책에도 명시
2006년 고구려의 수도가 위치했던 지안(集安)을 처음 답사했던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당하게 서 있는 광개토대왕릉비, 사진 보다 훨씬 멋진 장군총과 벽화가 그려진 수많은 굴식돌방무덤, 환도산성 입구 오른쪽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던 돌무지무덤들을 보는 것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동북아시아를 호령했던 고구려의 국내성은 초라하게 남아있었고, 지안박물관 입구에 써놓은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글씨는 필자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 후 여러차례 지안을 답사했었는데 중국은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지 2013년 새로 개관한 지안박물관에 들어갈 때 핸드폰, 카메라 등 모든 촬영 기구의 휴대를 금하고, 박물관 내에서도 관람객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다수 박물관은 촬영을 허용하고 있는데 지안박물관만은 철저히 막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고구려의 역사 왜곡을 숨기고 싶은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 사람들 중에는 고구려가 중국의 역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동북공정이 시작되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정부의 엄청난 자금을 지원받은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바꾸는데 박차를 가한 것입니다.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만드는데 흔히 내세우는 것은 고구려는 예로부터 중국에 조공을 바쳐온 지방 정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중국에 조공을 바친 적이 있는 백제, 신라, 일본, 베트남 등의 역사도 모두 중국사라고 주장해야하는데 그런 주장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의 주장대로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 정권이었다면 중국의 황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연호를 사용한 광개토 대왕을 결코 가만두지 않았을 것입니다.
중국은 수·당의 고구려 침입도 중국의 중앙 정권이 지방 정권을 응징하기 위한 중국 내부의 전쟁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내전이었다고 가정한다면 대패한 수나라와 당나라를 고구려가 지배했어야하는 것이 맞지 않나요?
그리고 중국은 고구려를 우리 역사와 떼어놓기 위하여 고려와 고구려는 전혀 관계없는 나라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우선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국호를 고려라고 칭했고, 중국의 역사책인 ≪송사≫에도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고려를 침입했던 거란의 소손녕도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라는 것을 알기에 강동 6주 땅을 우리에게 돌려주고 갔던 것입니다.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만주지역을 주름잡던 광개토 대왕도, 살수에서 수나라 군대를 궤멸시킨 을지문덕도 중국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고구려 영토의 일부였던 북한 지역도 중국의 영토에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역사 왜곡은 과거의 역사적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미래의 문제를 결정할 때 크게 작용합니다. 중국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 되돌리는 데는 우리 모두가 앞장서야합니다. 우리 역사의 주인은 바로 나, 그리고 우리 모두 이기 때문입니다.
/우장문 대지중 수석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