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300명 한정, 아무때나 무제한 라운딩 가능,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클럽하우스 및 뒤풀이 접대용 고급 클럽 상시이용 특전'.

외국이나 시가 5억원이 넘는 최고급 회원제 골프장 얘기가 아니다. 평택시내 '유력인사'들로 구성된 '송탄골프회' 회원들은 송탄 오산공군기지의 한국인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이국적 풍광의 기지내 18홀 골프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내국인 단체.

부킹전쟁에 속태우는 주말골퍼에겐 눈이 휘둥그레질 혜택이지만 '선택받은' 회원들이 부담하는 돈이래야 개별 그린피 없이 연간 170여만원(1천400달러)이 전부. 일반 골프장 10여차례 이용요금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몰시간만 걸리지 않으면 동네 놀이터 드나들듯 언제든 100% 라운딩을 보장받는다.

송탄골프회의 이 '별천지'에서 최근 십여일가량 회원들의 자취가 사라졌다.
미군부대측이 최근 기존의 요금체계를 변경, 지난 1일부터 연간 1천500달러(약 190만원)에 라운딩 횟수가 50회로 제한되는 '펀치카드제'를 시행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침은 다른 미공군 기지내 골프장 운영방법 개편에 따른 것으로, 라운딩을 50회 이상 할 경우는 새 카드를 구입하거나 1회당 30달러(약 3만7천원)의 추가 요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골프회측은 미군측의 요금변경안이 통보되자 지난달 말 임시총회를 개최, '일방적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3일까지 보름간 골프장 이용을 보이콧 하기로 결정했다. 송탄골프회원 300명의 연간이용료가 미군측에 큰 수입원이 되고 있는 만큼 단체행동으로 '본때'를 보여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미군측은 지난 7일 '새로운 그린피 제도에 동참하지 않는 회원들은 발급해준 기지 출입증을 반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 강행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공문에는 '빈자리는 회원가입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더 좋은 지역사회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내용도 첨부됐다.

지난 86년 구성후 17년 동안 공식활동이래야 연간 한 차례씩의 '회원-미군간 친선골프대회'가 전부였던 골프회측에 보내는 미군측의 '경고'였고, '푼돈' 아끼며 기득권을 챙기려던 유력인사들이 자초한 결과였다. 지역 주민들은 '아무런 한 일도 없이 특권만 누려온 골프회가 추태로 나라망신을 시킨 꼴'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