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축구 왕국 브라질을 2대1도 아닌 2대0으로 이긴 건 기적 같다. 결승도 그러려니 했더니 이탈리아에 3대0으로 무참히 졌다. 하지만 하계 유니버시아드 사상 한국이 첫 우승을 했다는 건 대단한 위업이고 2위 러시아, 3위 중국의 각각 금메달 34개를 월등히 앞선 47개로 1위를 했다는 건 기적 같은 정도가 아닌 기적이다. 리듬체조의 손연재는 3관 여왕에 올랐고 양궁 유도 등에서도 금메달 8개씩 무더기로 쏟아졌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우승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Torino) 동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 대학생들의 대단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왜 올림픽 우승은 못 할까. 그야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그걸까. 143개국 1만3천명의 대학생이 힘과 기를 겨룬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가 어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유니버시아드(Universiade)’는 University(대학)와 Olympiad(올림피아드)의 합성어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관, 2년마다 홀수 해에 열리는 세계 대학 스포츠 제전이지만 ‘유니버시아드’라는 명칭이 쓰이게 된 건 1959년 8~9월의 제1회 이탈리아 토리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부터였고 한국은 2, 3, 4, 8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 참가해 왔다. 동계 유니버시아드는 1960년 프랑스 샤모니(Chamonix) 대회부터였고 동계와 하계 대회가 같은 해에 열리기 시작한 건 1981년부터였다. 스포츠뿐이 아니다. 경제정책 논술 부문, 기업 상생 아이디어 부문인 ‘경제 유니버시아드’도 있고 캠퍼스 특허 전략 유니버시아드라는 것도 열린다. ‘크게 배우는(大學)’ 대학생다운 지성도 넘치고 대학생 벤처기업 창업자도 수두룩하다. 모두 나라의 대들보와 기둥, 도리 감이다. 일본에선 요즘 신세대를 ‘신진루이(新人類)’라고 부르지만, 특히 ‘하다치(はたち)’라 일컫는 ‘스무 살 예찬’이 드높다. 교토(京都)의 표고 848m ‘히에이잔(比叡山:비예산)을 거듭 오를 정도의 20세’라는 찬사를 비롯해…. 중국에선 또 젊은이를 ‘벼룩처럼 날뛰는 나이’라고 해서 ‘짜오쑤이(蚤勢:조세)’라고 한다. 여하튼 12일간 약동했던 이번 유니버시아드 건아들, 그리고 우리 모든 대학생 만세!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