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힘은 ‘짠물수비’에 있다. 인천이 최소 실점 부문 리그 1위를 달리는 이유는 요니치를 중심으로 든든한 수비진이 받쳐주고 있는 덕이다. 간혹 인천을 비하할 때 쓰이는 ‘짠물’이란 표현도 이때만큼은 기분 좋게 들린다. 결정적인 한 방도 잘 터져주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케빈의 골 감각이 살아나는 등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하고 있다. 인천의 다양한 득점 루트는 상대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인천은 개막 전 ‘강등 1순위’로 평가됐다. 지난해 말부터 구단 매각설과 감독 선임 문제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주전 선수들도 많이 팀을 떠난 탓이다.
어려운 시기에 인천의 새 사령탑으로 온 김도훈 감독과의 첫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두 차례나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스타 플레이어였다.
김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선수 기용에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그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며 벤치에 있는 무명 선수들을 헤아리는 마음이 보기 좋았다. 최근 인천의 상승세를 보면, 그 ‘기회’가 지금까진 좋은 결실을 보는 듯하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에 김 감독에게 인천시민과의 소통에 관해 물었다. 김 감독은 미처 못다 한 얘기였다는 듯 기자의 질문을 반기며 “시민구단인 만큼 틈 날 때마다 시민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점이 반갑다. 이천수 등 선수단이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고 학교 운동회에 찾아가 학생들과 뛰놀기도 한다. 선수들의 깜짝 등장에 보는 이들의 표정에는 웃음꽃이 핀다.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응원을 와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인천의 연승 행진에도 홈 경기장은 빈자리가 많다.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최근 인천시가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하는 등 구단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팬이 없으면 결국 기업 후원도, 그리고 경영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 등 인천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못지 않게 ‘그라운드’를 벗어나 시민들을 만나러 거리로 나서려는 노력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