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축구팬들이 모처럼 신바람이 났겠다. 요즘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가 펄펄 날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성남FC에 일격을 당하기 전까지 최근 6경기에서 무서운 기세로 ‘무패’(4승2무) 행진을 이어가며 단숨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5위 자리에 오른 인천이었다.

그 힘은 ‘짠물수비’에 있다. 인천이 최소 실점 부문 리그 1위를 달리는 이유는 요니치를 중심으로 든든한 수비진이 받쳐주고 있는 덕이다. 간혹 인천을 비하할 때 쓰이는 ‘짠물’이란 표현도 이때만큼은 기분 좋게 들린다. 결정적인 한 방도 잘 터져주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케빈의 골 감각이 살아나는 등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하고 있다. 인천의 다양한 득점 루트는 상대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인천은 개막 전 ‘강등 1순위’로 평가됐다. 지난해 말부터 구단 매각설과 감독 선임 문제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주전 선수들도 많이 팀을 떠난 탓이다.

어려운 시기에 인천의 새 사령탑으로 온 김도훈 감독과의 첫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두 차례나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스타 플레이어였다.

김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선수 기용에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그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며 벤치에 있는 무명 선수들을 헤아리는 마음이 보기 좋았다. 최근 인천의 상승세를 보면, 그 ‘기회’가 지금까진 좋은 결실을 보는 듯하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에 김 감독에게 인천시민과의 소통에 관해 물었다. 김 감독은 미처 못다 한 얘기였다는 듯 기자의 질문을 반기며 “시민구단인 만큼 틈 날 때마다 시민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점이 반갑다. 이천수 등 선수단이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고 학교 운동회에 찾아가 학생들과 뛰놀기도 한다. 선수들의 깜짝 등장에 보는 이들의 표정에는 웃음꽃이 핀다.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응원을 와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인천의 연승 행진에도 홈 경기장은 빈자리가 많다.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최근 인천시가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하는 등 구단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팬이 없으면 결국 기업 후원도, 그리고 경영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 등 인천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못지 않게 ‘그라운드’를 벗어나 시민들을 만나러 거리로 나서려는 노력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