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훈련 개인시간도 없어
“노력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
지난 20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LPGA 데뷔 이후 7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최운정(25·볼빅)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박인비, 리디아 고, 김효주, 유소연 등 LPGA 선수들 뿐만 아니라 김민휘, 노승열, 배상문, 최경주 등 미국프로골프(PG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우승 소식은 국민들의 기쁨과 동시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들을 롤 모델로 골프에 입문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릴 때부터 적잖은 훈련 양을 소화해야 하고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야 하며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프로 선수의 이면에는 그만큼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는 얘기다.
■골프 선수가 되는 과정
프로 선수를 꿈꾸는 골프 꿈나무들은 여느 엘리트 종목과 마찬가지로 대한골프협회와 각 시·도지부에 선수 등록을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들은 초·중·고등 연맹에서 개최하는 각종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나선다. 대회에서의 성적은 상급 학교 진학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발탁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대한골프협회 국가대표 및 국가상비군 선발 규정에 따르면 선수 선발은 전년도 11월과 해당 연도 6∼7월 중 실시한다. 5∼6학년 초등부 선수들이 들어갈 수 있는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은 11월에만 선발된다. 총 선발 인원은 국가대표 16명, 국가상비군 32명, 주니어 국가상비군 6명 등이다.
선발대회는 협회 주관대회와 연맹과 시·도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협회 승인 대회를 기준으로 각 대회마다 배점이 다르다. 또 이렇게 아마추어 골프에서 실력을 쌓은 선수들은 꿈의 무대인 프로 골퍼에 도전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선 매년 KPGA 프로 선발전과 KPGA 투어프로 선발전을 개최해 프로 선수 자격을 부여한다. 프로 선발전은 한 해에 3차례 개최되는데 1회에 90명의 선수를 선발한다.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 바늘구멍
꿈의 무대인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다. 실력이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선수들은 훈련에 매진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은 보통 아침 6~7시에 일어나 오전 훈련을 하며 골프장에서 오후 연습을 이어간다.
틈틈이 골프장에서 라운딩 훈련도 해야 하고 시즌 중 수차례 대회에도 출전해 성적을 내야 하기에 개인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장에서의 목소리다. 게다가 겨울엔 따뜻한 지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학교에서의 수업도 병행해야 해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 크다.
물론 모든 비용은 개인의 몫이다. 그렇게 초·중·고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더라도 프로 입문은 쉽지 않다. 7월 열리고 있는 프로투어 선발전에는 90명 선발에 1천200명이 지원했다.
만석으로 선발전을 치르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경쟁률은 더 올라갈 수 있는 셈이다. 프로 선수들이 지원하는 프로투어 선발전의 경우에도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골프 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꾸준한 노력과 함께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자신이 프로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목표를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꾸준한 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또 요즘엔 골프 기술 훈련도 중요하지만 체력 운동, 식습관, 정신력 훈련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골프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입상을 해야만 부각이 되는 주니어 대회와는 달리 프로 대회는 ‘톱10’을 해도 충분히 잘한 성적이다”라면서 “너무 등수에 매달리지 않고 잘 치든 잘 못치든 끝까지 즐기며 끝낼 수 있는 부모님 및 주변 관계자들의 박수와 격려가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