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악한 기질의 군중이 많이 모이면 분쟁을 일으키고 선동을 일삼는 것이 마치 수많은 모기떼가 모여 천둥과 같은 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한(漢)나라 무제(武帝)에게 측근이 말했다지만 그런 모기떼가 가장 극성인 곳은 미국 미네소타 주다. 캐나다 접경지역인 북부 미네소타 주의 별명이 ‘The land of ten thousand lakes’―‘1만 개의 호수를 가진 땅’이듯이 모기떼 천국이 아닌 지옥이 바로 거기다. 하지만 그런 모기떼보다는 단 한 마리의 모기도 무섭다. 파리채로 내리치려는 순간 모기가 항변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나를 해쳐서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는가? 내 몸엔 그대의 피가 흐르고 있거늘!’ 그게 아니라도 불교에선 해충까지도 살생해선 안 된다, 된다 논쟁이 뜨겁다.
일본에선 ‘카’, 중국에선 ‘원쯔(蚊子)’, 러시아에선 ‘까마르’지만 집안이든 휴가 떠난 피서지든 불문곡직 습격하는 게 흡혈충인 모기다. 그런데 왜 암모기만 무는 걸까. 암모기는 남자를, 수모기는 여자를 물면 공평할 텐데…. 섹시한 사람을 잘 문다니까 더욱 그렇다. 비타민B가 다분한 달콤한 피를 좋아한다고도 했고. 아무튼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야말로 얼마나 나약하고 한심한가. 첨단과학 시대에도 모기에게 당하기만 하다니!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