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영국에선 103세 신랑(조지 카비)과 91세 신부(드린 라키)가 세계 최고령 결혼식을 올렸다’고 CNN이 보도했지만 그들의 두뇌 건강이 궁금했다. 그런데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르는 그 커플로 봐서는 상호 이성(異性)인식은 물론 정신까지도 온전하지 않나 싶었다. 지난달 모 TV에선 96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강연해 온통 화제였다. 96세에도 1주에 5번 강연을 한다는 그의 물 흐르듯 거침없는 어조는 40대 교수 때나 다르지 않았고 ‘2년 뒤(98세)엔 공개청혼을 할 생각’이라고 말해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그런 두뇌 건강 비결은 뭘까. 끝없는 독서와 탐구, 연찬(硏鑽) 그거다. 일본 작가 오니시 교진(大西巨人→본명 ‘巨人’은 ‘노리토’)은 작년 3월 97세로 사거했다. 그는 장편 ‘신성희극(神聖喜劇)’을 25년에 걸쳐 완성한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만년까지도 ‘심연(深淵)’ ‘축도(縮圖)·잉코도리교(インコ道理敎)’ 등 작품 발표를 그치지 않았다.

2009년 10월 101세를 한 달 앞둔 100세로 별세한 현대 인류학의 아버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Levi Strauss)의 만년 두뇌는 또 어땠던가. ‘슬픈 열대’ ‘야생의 사고’ 등 저서를 남긴 그가 세상을 뜨자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류학자 한 분을 잃었다”고 애도했지만 그는 장 폴 사르트르(Sartre) 이후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꼽혔다. 그런데 그의 두뇌는 100세가 다 되도록 생생했다는 게 그의 저서 ‘슬픈 열대’를 일본어 ‘悲しき熱帶’로 번역한 파리 체재 일본 인류학자 카와다 준조(川田順造)의 증언이었다. 레비스트로스가 별세하기 얼마 전 통화, 건재에 안심했었다는 거다.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의 유명한 무용수 도리스 트라비스도 정신력이 약했다면 101세까지도 왕년의 탭댄스 실력을 과시하진 못했을 것이고….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두뇌 건강이 좀 의심스럽다. 4년 전 차남(동빈)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도 그런 일 없다고 했고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라고 하는 등 정신이 쾌청(快晴)하지는 않나 싶다. 네티즌 의견은 어떨까. ‘민족혼(魂)인 모국어를 덜 저버린 2세가 경영해야 한다’ 그 거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