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가 꼽은 도시를 살펴보면 대규모 기업을 유치한 도시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화성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아산은 LG·삼성디스플레이·현대차, 여수는 여수산단과 광양제철 등이다. 맥킨지가 지적한 다른 나라 도시들도 항만을 갖춘 기업도시이거나 국제자유도시 또는 물류중심도시다.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1, 2, 3대 부자도시가 기업이 밀접한 울산·창원·거제다. 그 도시에 가보면 뜻밖에 도시가 깨끗하고 행인들도 여유가 넘치며 소비가 활성화되어 자영업도 잘 되고 있다. 방문할 때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우리 인천은 어떤가? 수차례 언급하지만, 인천은 지경학적으로 국내 최고 부자도시가 될 여건을 갖춘 최적의 도시다. 하지만 이 장점을 제대로 이용할 정치·행정력이 뒤처져 있고 부채도시란 부정적 이미지만 퍼져 있다.
필자 경험에서 보면 외국인들도 인천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잠재력이 있는 도시로 인정하고 있다.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2002년 파리의 BIE(국제박람회사무국)를 방문했을 때 사무국 직원들이 중국은 상하이,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후보지로 가져왔는데 한국은 인천을 가져와야지 왜 여수냐고 물은 적이 있다. 우리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그렇다고 했더니 그러면 러시아는 시베리아, 중국은 내륙도시를 왜 하지 않았을까요? 라고 되물었다. 그들이 보기에도 인천은 한국의 대표도시가 될 수 있다는 반증이다.
부자도시로 만들려면 기업이 오고 싶어하는 조건을 제공하거나 규제가 없어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인프라가 충분히 제공되어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인프라를 확충하려 하면 환경론자들은 항상 반대를 한다. 1993년 공항건설, 2009년 아라뱃길 건설, 굴업도에 대한 CJ의 투자를 반대한 사람들이 진정 인천을 생각했다고 볼 수 있나. 그러니 인천은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밖에없다. 그러면 기업이 오고 싶어하는 조건을 제공하고 규제를 철폐하고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우리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인천의 구호는 거창하다.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 그런데 그에 걸맞은 그림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인천을 어떤 도시로 만드는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기업을 유치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력발전소도 유치하고 필요한 다리를 조속히 건설하자는 것, 항만은 먼 섬에 짓고 워터프론트를 시민에게 제공하자는 것, 대기업 본사를 모든 조건을 들어주고라도 유치하자는 것, 외국인 정주 여건을 확실히 만들어 주자는 것 등.
인천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못지않은 경제 자유도시가 되어 젊은이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흘러넘치고 시민들이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밑바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부채도시에서 벗어나 부자도시로 가는 길일 것이다.
/정유섭 새누리당 인천부평갑 당협위원장·인천항만물류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