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입헌군주국 왕들도 여름휴가를 간다면 어떨까. 화려하고도 한적한 왕궁 속 왕들이야 1년 365일이 휴가 아닐까. 그런데도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여름휴가를 지난달 25일 프랑스 남부 해안의 바로리스 호화별장으로 떠났다. 그는 지난 1월 압둘라 국왕이 90세로 서거하자 왕위를 계승한 왕세자가 아니라 80세 이복동생 왕세제(王世弟)다. 거기까진 그렇다 치자. 그런데 무려 1천명의 국왕 수행원이 별장 부근 호텔에 묵는 바람에 해안선 약 1㎞에 일반인은 얼씬도 못 하게 봉쇄한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 항의가 빗발쳤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했다. 아시아에만도 10명인 국왕, 그들의 휴가 행차가 궁금하다.
올 여름휴가도 막바지다. 산과 바다에 온통 피서 인파다. 꼭 그렇게 몰려가 소요 소란과 잡답(雜沓), 분답(紛沓), 분잡(紛雜)을 떨어야 직성이 풀릴까. 쓰레기도 마구 버려 온 산과 해변이 쓰레기장이라는 뉴스다. 여가(暇)를 잡아 쉬는(休) 게 휴가다. 중국엔 ‘休休(시우시우)’라는 말도 있다. 도(道)를 즐기며 편안히 쉬는 모습이 ‘휴휴’다. 고요히, 그럴싸한 책 한 권이라도 읽는 휴가는 어떨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