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부모·자녀 함께 걸으며 대화 ‘감동적’
학생들 생각과 교육현실 알게 돼 많은 도움 받아
6박 7일 동안 인천의 육지와 섬에서 170㎞를 걷는 인천바로알기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인천바로알기종주의 목적은 인천의 산과 바다 및 삶의 현장을 직접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이다. 인천의 역사 발자취와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인천 사랑과 자부심을 고취하는 의미도 크다. 무엇보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더불어 사는 생활방식과 동료애와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교육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경인교육대학교의 전신인 인천교육대학교에 부임한 지 21년이 됐다. 그동안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주로 업무를 하기 위해 승용차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로로만 다녔다. 이번 종주는 인천을 바로 알기 위해 그동안 가보지 않은 산과 바다, 공원과 역사 유적 등을 둘러본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인천바로알기종주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학생들과 야영하며 걸을 수 있을지 내심 걱정도 됐다. 필자가 ROTC 장교교육을 받고 보이스카우트 대장을 하던 시절에 장거리 행군과 야영을 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주 준비를 위해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도 받고 1주일 동안 걷기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운동을 했다.
그렇게 준비한 결과 인천에서 그동안 가보지 못한 곳을 무사히 다녀오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등산모임에서 인천에 있는 계양산과 철마산, 강화도 마니산, 장봉도와 석모도 및 무의도 등 섬에 있는 산들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만월산(만수산)은 처음으로 올랐다. 승기천과 장수천의 생태길도 처음 걸었다. 강화도에 있는 하점 고인돌, 광성보 등 역사유적은 답사한 적이 있지만, 부평역사박물관과 인천가족공원(공동묘지)은 처음으로 견학했다.
종주는 아침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식사한 후 짐 정리를 하고 8시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오전에 4시간을 걸은 후 12시에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1~2시에 출발해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친 후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후 힙합 댄스 등 저녁 프로그램을 하고, 샤워 및 빨래를 한 후 10시에 야영했다.
이번 종주에서 보고 느낀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종주에 참가한 학생들의 의욕과 부모의 교육열이 감동적이었다. 많은 부모들이 첫날 발대식과 장봉도에서의 장기자랑에 참석하고, 마지막 날 오후에 강한 소나기를 맞으며 자녀와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둘째, 학생들이 조별로 순번을 정해 식사 배식을 분담하고 조원들이 협동해 텐트 설치와 철거를 하며, 행군 중에 힘들어하는 동료를 격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는 모습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사히 완주해 청소년 건강관리가 양호함을 보여준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인천의 공원과 산책로 등 공공장소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식하는 공원과 가로수길 등에 쓰레기통이 없기 때문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를 되가져 가자’는 현실적이지 않은 원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쓰레기통을 만들어 놓고 환경미화원을 고용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인천바로알기종주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인천의 교육현실을 알게 돼 인천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재희 경인교육대학교 총장